경찰의 날에…장애인 구하려다 숨진 경찰관
경찰의 날에…장애인 구하려다 숨진 경찰관
  • 김정석
  • 승인 2015.10.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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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난동 정신지체 10대
울산 집에 데려다 주던 길
철길 뛰어들어 열차에 ‘쾅’
이기태 경위 함께 참변
창설 70주년 경찰의 날을 맞은 21일, 기찻길에 누운 10대 장애인을 구하려던 경찰관이 기차에 치어 숨져 동료들이 슬픔에 잠겼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북 경주경찰서 내동파출소 소속 이기태(57) 경위와 김태훈(45) 경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한 남자가 여관 객실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함께 출동했다.

이들은 여관에 있던 A(16·정신지체 2급)군을 진정시키며 조사를 하는 한편 A군이 혼자 귀가하기 어렵다고 판단, A군을 순찰차에 태워 울산에 있는 집으로 데려다주기로 했다.

이들이 함께 울산시 북구 신천동에 들어섰을 때 A군은 소변이 마렵다며 차를 세워줄 것을 요구했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집에 가기 싫다”며 화물열차가 들어오고 있는 인근 철길로 뛰어들어 선로에 드러누웠다.

두 경찰관은 A군을 끌어내기 위해 애를 썼지만 A군이 선로를 붙잡고 버텨 결국 열차에 부딪혔고, 이기태 경위와 A군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김 경사는 발가락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열차 기관사를 상대로 조사하는 한편 순찰차 블랙박스를 수거해 사고 당시를 확인할 예정이다.

동료들은 두 경찰관 모두 평소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근무했다고 입을 모았다.

장애인을 구조하려다 사고를 당한 이 경위와 김 경사를 위해 경주경찰서와 경북경찰청은 경찰의 날 기념행사와 회식 등을 축소키로 했다.

경찰은 이 경위의 유족들과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이 경위와 김 경사의 경우처럼 공무 중 사망하거나 다친 경찰관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만694명에 달한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1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경찰관 순직·공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무 중 순직한 경찰은 총 82명으로, 공상을 입은 경찰은 1만612명으로 집계됐다.

순직의 경우 질병과 교통사고, 안전사고 순으로, 공상의 경우 안전사고와 범인피습, 교통사고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이승표·김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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