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발암성 유해 물질인 다이옥산이 다량으로 검출되면서 대구 시내 수돗물 공급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두류정수장이 40년 만에 가동을 중단했다. 두류정수장을 69년 설립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두류 정수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운문과 가창, 공산댐에서 수돗물을 공급 받아 식수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장기화되면 낙동강 페놀사고 당시의 식수 공포가 되살아 날 수도 있다.
1,4-다이옥산은 섬유제조나 합성 피혁, 의약품, 농약, 전자제품, 화장품 제조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이번 사고는 구미 화섬업체에서 방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4-다이옥산에 단기간 노출되면 눈이나 코, 목의 염증이 생기고, 다량 노출되면 신장이나 신경계가 손상될 우려가 있고, 장기간 노출되면 발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가 만든 유독성 물질 가운데 최악이라고 부를 정도다. 가뭄이 심해 강물이 줄어들면서 생긴 사고라는 당국의 해명에서 보듯 유독물질을 강물로 희석시키는 안이한 방법에 의존해 온 환경인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4-다이옥산이 낙동강수계에서 자주 검출돼 주민들을 불안케 하는 이유가 구미와 김천지역에 있는 화학섬유제조업체의 제조공정에서 이 물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당국의 해명이다. 놀라운 것은 그런 정황을 환히 파악하고 있으면서 방치한 당국이다. 유독물질이면서 환경호르몬이기도 한 1,4-다이옥산을 규제하기 위한 기준조차 없는 형편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
10분간 센 불에서 끓이면 다이옥산이 90% 이상 기화돼 제거된다는 것은 책임 있는 당국이 할 말이 아니다. 당국은 뒤늦게 다이옥산을 업체가 임시로 저장해서 위탁업체에서 처리 해 최소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서야 움직이는 복지부동의 전형인 셈이다.
강물로 희석하던 방식을 중단하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 위탁 처리 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하니 위험은 상존하고 있는 셈이고 보유기술의 수준도 의문이다. 대구를 비롯한 영남지역 주민들은 지난 90년 초 페놀사고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다. 수돗물이라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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