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실험을 멈출 것인가
산을 감싸는 안개는 하염이 없다
말을 아끼고 직진만이
무게를 이기는 방법이다
루산
여행객은 적잖은 돈을 지불하고
교구꾼의 노동을 산다
생의 절박함이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인간의 무게
산의 무게
삶의 무게
마지막 한 걸음이 산의 허락을 받아
하늘문을 열면 호되게 내리치는 폭포가 덮친다
보상은 충분했고
고통의 무게도 날아간다
생이 쉬우면 고맙지 않을까봐
낙타 혹은 뒷목에서 버티며 자란다
▷▶이필호 2011년 ‘사람의 문학’ 등단.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
<해설> 삼천 개의 돌계단을 오르내리는 낙타의 그 고된 삶의 여정이 교구꾼에 마닿아 있다. 인간의 무게, 산의 무게, 삶의 무게를 마지막 발걸음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이끌어 고통의 무게를 말끔히 씻어내는 삶의 비장미가 있다. -제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