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특별하고 더 정성 담긴 ‘퓨전한식’ 연구 올인
더 특별하고 더 정성 담긴 ‘퓨전한식’ 연구 올인
  • 강선일
  • 승인 2015.12.0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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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전문점 ‘더-반’ 송재현 대표

20대 중반 부모님의 식당 경영

한식의 이미지 저평가 아쉬워

세련되고 색다른 한식 만들어

고객들 입맛에 맞춘 메뉴 인기

2011년 무리한 매장 확장에 시련

2012년 ‘더-’ 브랜드 런칭시켜

올 2월 한우전문점 ‘더 우’ 오픈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서기 노력

한식 전문 특화거리 조성 목표
송재현대표
소비자 기호에 맞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리쉬한 한식으로 ‘더-’ 브랜드의 한식특화거리 조성을 꿈꾸는 송재현 더-반 대표.

“한식은 우리 정서에 가장 잘 맞고 얼마든지 새롭게 풀어낼 수 있는 음식인데 그저 집밖에서 한끼를 때우는 음식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워 (한식)공부를 하게 됐다. 이제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리쉬한 한식을 선보이며 나 자신만의 브랜드로 ‘한식특화거리’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최근 백종현 등 셰프 출신과 함께 방송인 홍석천 등이 방송계를 장악하고 있는 ‘먹방’(먹는 방송)에 힘입어 톱스타보다 더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음식 및 경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서울지역 최고 상권인 강남 등지에서 특화된 음식타운을 조성하며 명성을 날리고 있다. 대구에도 수성구 방천시장내 김광석거리 등지에서 일부 특화된 음식점들이 이름을 알리며 지역 곳곳에 매장을 만들며 나름대로 특화된 영업망을 구축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선 아직까지 하나의 브랜드 아래 다양한 패밀리 음식점을 둔 특화거리는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이에 대구에서 전통 한정식과 함께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공방식은 양식 느낌이 나지만, 음식의 기본은 세미 캐쥬얼 한식으로 색다른 한식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40대 한식 전문경영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음식연구소 ‘SETTING THE TABLE(세팅 더 테이블)’을 기반으로 대구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전통 전라도 한식전문점인 ‘호남정’을 비롯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및 교보생명 네거리 인근에서 퓨전한식점인 ‘더-반(THE-BAN)’과 대구 유일의 드라이에이징 한우전문점인 ‘더-우(THE-WOO)’를 운영하고 있는 송재현(43) 대표가 주인공이다.

송 대표는 “한식에 대한 이미지가 최근 한식 전문가들의 노력과 방송을 통한 홍보 강화로 크게 개선되기는 했지만, 우리 지역에선 아직까지 고리타분하고 세련되지 못한 음식으로 저평가 되고 있다는 현실을 종종 목격하고 있다”면서 “이를 타개해 보려고 한식 전반에 관한 서적과 자료들을 탐독하고 서울 등지로 발품을 팔며 우리 음식을 공부해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더(THE)-’ 브랜드와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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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일의 /news/photo/first/201512/img_182849_1.jpg'드라이에이징(건식숙성)/news/photo/first/201512/img_182849_1.jpg' 한우전문점인 더-우의 상차림 모습.


◇한식에 ‘스타일’을 입혀보자…‘세미 캐쥬얼 한식’으로 승부

송 대표가 요식업 경영에 뛰어든 것은 상당수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가업을 물려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다. 송 대표는 20대 중반까지 서울에 있는 IT(정보기술) 관련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며 나름의 꿈과 목표를 향해 일하던 샐러리맨이었다. 그러던 중 1998년 수성구 들안길에서 문을 연 전라도 한식전문점 호남정을 운영하던 부모님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2000년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경영을 맡게 됐다.

경영을 맡은 초기에는 부모님의 외식업 운영을 보고 얼만큼 힘든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별반 생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식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세련되지 못한 음식’이란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한식 전반에 관한 음식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송 대표는 “어릴적 시골마을에서 자라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었기에 주변에 있는 논과 밭에서 일을 돕고 채소를 뜯어 먹으며 재료 본연의 맛을 이해하고 머릿속으로 그려 볼 수 있게 된 것이 한식 공부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면서 “2000년 당시 우리 정서에 가장 잘 맞고 얼마든지 새롭게 풀어낼 수 있는 한식의 이미지가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에 적잖이 놀랐다. 그래서 세련되고 트랜디하게 풀어내는 색다른 한식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후 송 대표는 서울 이태원에 분점을 내고 전라도 한식전문점인 호남정의 맥을 이어가며 한식 공부를 계속하는 한편, 그동안 줄곧 생각해 온 소비자 트랜드에 맞춘 세미 캐쥬얼 한식전문점 ‘FOOD&STYLE BOB(푸드앤스타일 밥)’을 2009년 동성로에 오픈하게 된다. FOOD&STYLE BOB은 개업 당시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인 캐쥬얼 한식점 격으로 요즘처럼 어떤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줄을 서서 찾을 만큼 인기있는 매장이었다.

당시 고객들이 고리타분하게 생각했던 한식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코스는 3회 이하로 간소화시키고, 제공은 양식 느낌이 나지만 베이스는 한식을 기본으로 한 스타일리쉬한 음식을 선보인 것이 적중하며 고객들의 입맛에 맞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식 메뉴가 큰 인기를 끌었다.

대구와 서울에서 승승장구하던 송 대표에게도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FOOD&STYLE BOB이 성황을 이루던 2011년을 전후해 매장을 대폭 확장하고, 음식가격을 조정하는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가 경기불황 여파와 맞물려 경영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송 대표는 “당시 욕심이 생겨서 공격적으로 움직였는데 소비자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이런 판단 착오없이 계속 매장을 운영했더라면 지금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일을 거울삼아 경영에 있어 신중한 판단을 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FOOD&STYLE BOB은 지금의 송 대표가 꿈꾸고 지향하는 ‘더(THE)-’ 브랜드와 메뉴의 모태가 된다. 송 대표는 동성로에 있던 BOB 매장을 철수하고 2012년 ‘더(THE)-’ 브랜드 런칭과 함께 퓨전한식점인 더-반(THE-BAN)을 오픈하게 된다. 또 올해 2월에는 서울에 있던 호남정을 접고, 프리미엄 한우전문점인 더-우(THE-WOO)를 더-반 매장 옆에 열었다.

송 대표는 “더(THE) 브랜드는 캐쥬얼 한식이란 맥락은 같지만 소비자 패턴변화에 맞춰 보다 다양하고 실속화된 메뉴 구성 및 재편으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다각적 방면으로 한식과 식문화를 연구하고 발전시켜 대중들에게 ‘더 특별하고 정성이 담긴’ 한식을 제공해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런칭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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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 있는 한식 카페’를 슬로건으로 퓨전한식을 선보이고 있는 한식레스토랑 ‘더-반’의 상차림 모습.


◇‘전통’ ‘퓨전’ ‘콜라보레이션’…한식브랜드 ‘더(THE)-’로 한식특화거리 조성할 것

송 대표는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전라도 한식전문점 호남정과 함께 수성3가 수협 뒷편길에 있는 ‘더(THE)-’의 패밀리 브랜드인 퓨전한식점 더-반과 프리미엄 한우전문점 더-우를 시작으로 한식전문 특화거리인 일명 ‘더-스트리트(STREET)’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식업 뿐만 아니라 한식 문화와 트랜드 연구를 위해 자체 메뉴 개발실을 운영하며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는 한편, 한식에 입각한 일식 및 중식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준비중이다. 전통과 퓨전, 여기에 콜라보레이션의 융·복합으로 한식을 토대로 한 음식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전라도 고흥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와 좋은 물로 정성을 담아 빚은 천연양념으로 맛깔나는 남도의 맛과 멋을 떠올리게 하는 호남정은 이미 개업 1년 후인 1999년에 음식문화개선 홍보 및 한방음식 개발전시회에서 대구시장상을 받은 것을 비롯 2012년 좋은식단 실천시업 수성구청장상, 올해 씨온 식신핫플레이스 대구 우수 음식점 및 식약청 건강음식점으로 각각 선정돼 지역 최고 한식점 중 한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퓨전한식점 더-반은 ‘정원이 있는 한식 카페’를 슬로건으로 일반적 한정식 개념을 벗어나 세련된 플레이팅과 한식 및 양식의 퓨전화된 맛이 특징이다. 넓은 마당에 정원과 분수가 있고 13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한식메뉴를 코스화시켜 ‘죽-빵-샐러드-메인요리-디저트”까지 모두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힐링이 되는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대로 특별하고 정성이 담긴 퓨전한식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플리마켓(Flea market·벼룩시장)이나 푸드아카데미 운영, 계절별 신메뉴 출시 등으로 문화가 살아숨쉬는 움직이는 매장으로 운영돼 이미 지역 미식가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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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일의 건식숙성 한우를 선보이고 있는 더-우 매장내 ‘드라이에이징’ 설비기기 모습.


특히 지난 2월 오픈한 프리미엄 한우점 더-우는 최근 국내 외식시장의 핫이슈 중 하나인 ‘드라이에이징(건식숙성)’ 한우를 선보이는 대구 유일의 전문점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라이에이징은 옛날 사냥꾼들이 고기를 숙성시킬 때 사용하던 방법으로, 적정 온도와 습도를 갖춘 공간에서 30∼50일정도 건조숙성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고기 자체의 영양분과 풍미, 쫄깃한 식감은 더해지는 반면, 건조과정에서 딱딱해진 겉부분은 모두 제거되기 때문에 고기의 로스(손실) 부분이 50∼70%에 달해 지역 한우전문점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하지만 더-우는 자체 제작한 자작나무 드라이에이징 설비와 함께 축적된 노하우는 물론 한우가격변동제를 도입해 타 업소 대비 30% 정도 저렴한 가격대에 건조숙성 한우를 선보이고 있다.

송 대표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드라이에이징 기법이 소개돼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지역에선 건조숙성 한우를 잘 모르고, 일품인 맛도 보지 못한 분들이 많아 도입했다”면서 “작년 여름 건조숙성 과정에 대해 노하우를 쌓다가 1천만원 정도의 한우를 못쓰게 되는 등 로스율이 매우 커 일반 한우보다는 가격이 조금 높게 비춰질 수도 있지만, 한번 맛을 본 고객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일품이라며 자주 찾아줘 요즘 단골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애착을 보였다. 송 대표는 드라이에이징 기법을 지역민들에게 보다 널리 소개하기 위해 한우와 함께 가격대가 좀 더 낮은 돼지고기에도 이를 도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한식브랜드 ‘더-’ 각각의 패밀리 매장별로 특색있는 전통한식과 퓨전한식 등을 선보이며 한식문화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송 대표는 내년 3월께 더-반과 더-우 주변에 또 다른 한식전문 패밀리 매장을 만들어 재미있고 특색있는 맛의 한식전문 음식특화거리인 ‘더-스트리트’ 조성을 차근차근 준비해 가고 있다.

송 대표가 현재 경영중인 호남정(16명)·더-반(11명)·더-우(5명)는 4대보험을 적용받는 직원이 32명에 이르며, 지역 고용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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