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천연염색산업의 진흥을 위해
<기고> 천연염색산업의 진흥을 위해
  • 승인 2009.09.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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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호 정 (전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전무이사)

최근 천연염색이 각광을 받으면서 전국의 방방곡곡에 많은 염색장인과 동호인이 배출되고 다양한 체험학습이나 전시회와 함께 상업화제품이 시장에 진입되는 등 괄목할만한 저변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에 천연염색이 화학염색에 비해 색감이 미려하고 자연친화적이며 건강에 좋은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의미의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호사가들의 취미나 영세한 장인들의 수공예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첫째 색소추출의 효율성과 염료의 안정성이 낮고, 둘째 염색공정이 복잡하면서도 염착성이 불량하며, 셋째 염색물의 일광, 세탁견뢰도가 나쁘고, 넷째 염색의 재현성이 낮아 실용화가 어려우며, 다섯째 화학염색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천연염색을 주도하고 있는 대학교수들의 대부분이 염색화학전공이 아닌 조형예술이나 의상디자인을 전공한분들로 전통적인 염료추출방법이나 염착의 문제점을 보완하기위한 과학적인 접근이 어렵고 장인들 역시 이 분야의 전문지식이 나 수대에 걸쳐 내려오는 노하우 없이 손대중과 눈대중에만 의존하여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또한 장인들의 대부분이 전문화된 인력이나 시설도 없이 한,두 사람의 보조 인력에만 의존하여 염료추출에서부터 염색, 후처리, 제품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직접 담당하다보니 생산원가가 상승되어 공정별로 분업화, 기계화 되어있는 화학염색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며 만성적인 채산성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행히 최근에 대구경북천연염색조합이 설립되어 원, 부자재의 공동구매나 제품의 공동판매의 길이 열리게 되었고 인근의 영천시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연구기관인 천연염색연구소가 설립될 예정으로 되어있어 전 공정의 과학화, 객관화, 표준화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염색의 재현성확립에도 한걸음 다가서게 되었다.

대구경북의 천연염색이 영원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천년의 명성을 이어온 세계적인 명품인 일본의 니시진오리(西陣織)나 인도네시아의 바탬 제품을 능가하는 명품을 만들어내어야 하고 이를 위해 섬유, 화학, 염색, 디자인 등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이 자기영역에서 최고도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총체적인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중심에는 연구소가 있어 집중과 선택을 통해 이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

연구소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격은 아니지만 돈 먹는 하마로 전락되어 애물단지가 되지 않으려면 시장원리에 의한 조직과 경영은 필수적이며 철저한 차별화를 통하여 지역연구소로 출발하되 전국연구소로 정착되어야 하고 고도로 안정되고 정제된 염료와 조제, 매염제등의 공급과 각종 시험분석 및 염색의 전, 후처리 공정을 수탁, 수행해야 하며 업계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국내외에 판매할 수 있는 온, 오프라인의 네트웍을 갖추어 빠른 시일 안에 자립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고감성과 환경 친화적인 염색이 요구되는 국제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천연염색의 과학화와 산업화는 시급한 과제이며 염료의 안정화기술 개발과 표준화 및 기계화를 통한 염색의 재현성확립만이 우리의 전통염색이 화학염색의 일정부분을 대체하는 새로운 녹색성장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나아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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