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상징하는 독수리
대구를 상징하는 독수리
  • 승인 2016.03.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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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학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회장
대구시를 상징하는 동물은 독수리이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243호이다.

독수리 관찰은 11월 초순부터 이듬해 3월 초순까지 볼 수 있다. 독수리가 대구지역에 오기 시작한 것은 2005년경이며 현풍면과 경북 고령군 계진면 낙동강 백석진교 주변에서 관찰되었다.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다. 수리류 중에서 가장 크며 강한 맹금류이다. 그런데 사냥을 하지 않는다. 옛 문헌에 보면 배가 매우 고플 적에 아주 드물게 사냥을 한다고 되어 있다.

내가 관찰한 독수리는 사냥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새인 것 같다. 독수리가 무리에서 이탈을 하여 한 마리가 날아다닐 경우에 까치와 영역싸움을 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독수리는 까치가 자신을 따라와서 울어대거나 먹을 것을 먹고 있는데 까마귀들이 옆에 다가와서 빼앗아 먹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독수리가 백석진교 주변을 찾아오게 된 것은 2005년경이다. 이 때 한국에 조류독감이 발생하여 닭, 오리가 집단 폐사하였다. 철원 주변 닭, 오리 사육 농가에서 독수리 먹이주기 운동을 반대하면서 시민단체에서 먹이를 공급하지 못하여 독수리들이 먹이를 찾아 대구 낙동강 주변과 경남 고성으로 남하하게 되었다.

2005년부터 대구 경북 야생동물연합 회원들과 함께 닭과 돼지고기를 구입하여 낙동강 주변의 독수리에게 먹이주기 행사를 매년 2~3회 실시하였다.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지만 먹이는 썩은 고기를 먹는다. 닭과 돼지고기를 구입해서 주면 당일에는 주변에 와서 서성거리기만 하지 먹이를 먹지는 않는다.

약 5일 정도 지나면 먹이를 먹기 시작하는데, 그 전에는 까치나 까마귀들이 와서 먹어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냥 까마귀 떼를 바라볼 뿐 먹이 싸움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기가 약간 부패되면 그 때 집단으로 몰려서 금방 먹어치운다. 정말 작은 뼈까지 전부 먹어치워 버린다. 사지의 굵은 뼈와 척추 뼈는 먹지 못하지만 다른 것은 모두 먹는다. 제일 먼저 내장을 먹고 그 다음 고기를 뜯어먹는 것이 특징이다.

박석진교 주변에 독수리가 내려오게 된 것은 겨울철 먹이를 찾던 독수리가 계진면의 양계장과 양돈장에서 밭에 주는 거름 속에 있는 동물의 사체들을 먹기 위해서였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농부들이 트랙터에 거름을 싣고 나오면 독수리들이 트랙터 주변에 몰려들어서 거름 속의 썩은 동물 사체를 찾아서 서로 먹이를 먹으려고 몰려다니면서 경쟁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늘의 제왕이라는 명성을 가진 새의 체면을 많이 구기는 행동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도 독수리에게는 진수성찬이 아닌가 싶다.

매년 우리 야생동물치료센터에 독수리가 2~5마리 정도 먹이 부족으로 인해 탈진되어서 구조되어 내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사선 촬영을 하면 먹이를 언제 먹었는지 위가 모두 비어있고 혈당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2005년에는 독수리가 50마리 정도 대구에 내려와서 월동을 하였다. 먹이주기 행사를 매년 하니 독수리가 급증한 것이다.

그 이후로도 많이 찾아올 때는 2010년경, 200마리 이상이 왔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박석진교 주변에 농경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강변 둔치를 개발하고 강폭을 넓히면서 농경지 경작을 못하게 되어 경작지가 줄어든 것이 그 원인이다.

거름이 많이 나오지 못하고, 또한 조류독감의 전파를 우려하는 양계농가에서 먹이주기 행사를 반대하여 실시하지 못하게 되면서 먹이가 부족해진 독수리들이 경남 고성으로 많이 이동하게 되었다.

올해는 약 60마리 정도의 독수리가 대구에 와서 월동하고 있는 것을 야생동물연합에서 관찰하였는데, 우려와는 달리 독수리 분변은 검사해 보아도 조류독감 원인체가 검출이 되지 않았다.

독수리에게 먹이 주기 행사를 주기적으로 매달 2회 4개월 정도 실시할 경우 대구를 상징하는 독수리가 더 많이 월동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시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독수리 보호 방법을 더 연구하여야 하며 독수리와 시민이 함께 사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대구시는 보여주는 관광 사업으로 대구 시티투어에 독수리 관찰 코스를 넣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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