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선택이 존중되기를 바란다
유권자의 선택이 존중되기를 바란다
  • 승인 2016.03.2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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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환 부국장·체육부장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선거구 획정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칫 선거가 연기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도 우려됐다. 가까스로 지난달 새 선거구 획정 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논란이 됐던 국회의원 선거구는 전체 의석수 300석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우리나라 국민 절대 다수가 국회의원 의석수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은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 되레 정치권에서는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이 빈번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선지 현 의석수를 유지하는 선에서 생색을 냈다. 지역구는 늘리는 대신 비례 의석수를 줄여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겼다. 국민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결과물이다.

이제 선거가 임박했다. 이번만은 잘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국민의당 등 각 정당의 의석수가 어떻게 결정될 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필자는 우리나라 전체 253곳의 지역 선거구 중 관심의 대상 중 한곳인 대구 수성 갑 지역 유권자다. 이 지역구에는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2전 3기’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후보 간의 빅 매치가 성사됐다. 두 후보 모두 대권(大權)을 꿈꾸는 잠룡(潛龍)들이다. 승패에 따라 향후 정치적 입지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여태껏 이 지역구에서는 야당이 당선된 사례는 없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텃밭 중에서도 상징성이 큰 대구 수성 갑 지역에 야당에서 처음으로 당선자를 배출할지 여부에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 곡성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정현 의원의 사례를 들어 언론에서도 이 점을 이슈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도 김부겸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김문수 후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데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강한 지역인 것을 감안할 때 표심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이처럼 요동치는 대구 수성 갑 지역의 선거 판세는 결과에 따라 큰 파장을 낳을 것은 분명하다. 김부겸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동안 수구(守舊) 꼴통으로 낙인찍힌 대구도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다는 찬사를 들을 것이다. 반면 낙선할 경우에는 다시 정치적으로 고립될 것이 뻔하다. 그동안 대구와 경북은 새누리당 깃발만 꼽으면 당선됐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은 보수중에서도 수구꼴통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선거후에는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기 일쑤였다. 일당 독식의 폐해를 지켜본 유권자들도 여야의 조화와 경쟁을 통한 지역 발전을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참신한 인물에 대한 갈증 또한 큰 것이 사실이다.

현재 수성 갑 지역 전체 유권자 수는 20만을 조금 넘는다. 성별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많다. 연령대는 50대 이상이 8만여 명으로 절반에 못 미친다. 19세~49세까지가 11만에 이른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세~49세로 6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연령 분포를 감안할 때 중·장년층의 표심과 투표율이 당선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층은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선거 결과는 예측하기가 더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공천파동을 지켜본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를 앞 둔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이 지역이 여론의 도마에 오를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지역 유권자들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정치권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왜 이 지역 유권자가 이런 시험대에 올라야 하는 지를. 보수와 진보로 몰고 가는 현 선거구도는 결과에 따라 세대 및 유권자들 간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유권자의 선택을 정치권의 논리 안에 가두고 강요받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결정은 유권자의 몫이다. ‘보수 대 진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정치권에 실용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은 유권자들에게 있다. 때문에 지역과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 잘 선택해야하는 이유다. 아울러 선거가 끝난 뒤에는 결과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존중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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