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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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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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일 시인

지난 수년 어두운 땅속 고뇌하던 굼벵이 낮게 자란 풀들과 이야기하며

겉치레 벗어던지고 나무로 나무로 오른다 건조한 도심 속에

오로지 하나의 음만으로 매미의 선율이 흐른다

하나의 음은 하나가 아니다 바다가 보이고 계곡의 물소리가 들린다

동심이 있고 타들어가는 유혹이 있다

그토록 많은 언어로 자연과 사랑과 열정을 이야기하더니

가을이 오기 전 풍성한 계절을 그리워하여

야위어가던 시인은 찬이슬 내리던 어느 날 밤

싸늘한 주검 되어 도심의 아스팔트 위에서 바람 따라 흔들리고 있다

▷▶허행일 1967년 경북 상주産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낙동강문학 발행인, 한국시민문학협회 사무처장.

<해설> 여름은 실행의 계절이다. 매미는 한 번의 여름을 위해 7년을 준비한다. 한 인간을 단 한 줄의 글로 정의할 수 없듯이 여름 오면 매번 똑같이 들리는 매미소리 또한 그러할 것이다. -성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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