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 TV토론 기피할 명분 없다
총선 후보 TV토론 기피할 명분 없다
  • 승인 2016.03.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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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4·13 총선이 10여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민낯을 접할 길이 없다. 일부 후보가 TV토론회 참석을 기피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나름대로 이유를 대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기 싫은 말은 안 듣겠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말끝마다 지역 주민의 대변인을 자임하는 이들이 주민에 대한 예의조차 저버리고 있다.

법정 홍보물이 배달되고, 벽보가 내걸리면 좀 더 나아질 터이지만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판단할 가장 좋은 기회가 후보자 방송토론회다. 3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로 일정이 잡혀 있다. 방송은 특성상 후보자들을 짧은 시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강력한 매체다. 그래서 방송토론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공중파 뿐 아니라 라디오와 케이블 방송도 토론회를 서둘고 있다. 사회단체와 유권자 단체들도 후보자 초청 토론을 기획하고, 준비 중이다. 그런데 막상 후보들의 태도가 극히 비협조적인 태도로 불발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유세일정 등 각종 이유를 들어 토론 불참을 예고하고 있다고 하니 실망스럽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여야간의 줄다리기로 선거구획정을 몇 달씩 늦춰 선거일정을 어렵게 만들더니 그 다음엔 공천문제로 계파간 극한 대립을 벌이면서 만신창이가 되도록 싸웠고 간신히 끝나자 유권자와 대면할 기회마저 뺏겠다는 것이니 주민들에게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방송토론회를 기피하는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표적 변명이 대구 북구갑 정태옥 새누리당 후보의 “(여당 후보가) 공격당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솔직히 얘기해서 역대 선거에서 (TV 토론회가) 여당 후보들한테 유리할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이고 대구 중남구 곽상도 후보도 비슷한 이유다. 수성을 이인선 후보는 “공천이 너무 늦게 되면서 주민들과의 대민, 악수하고 스킨십하는 시간이 너무 적어서”라는 궁색한 변명이다. 기호 1번만 받으면 가만있어도 당선되기 마련이라는 오만과 4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면 그만이라는 얕은 속샘이겠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실제 토론에 나가면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집중될게 뻔하다. 괜히 토론에 나가 공격을 받으면 득 될게 없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떳떳하게 토론에 나가 대구시민들이 갖고 있는 의문에 성실하게 답할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왜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지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두렵다면 출마도 포기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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