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섬
<좋은시를 찾아서> 섬
  • 승인 2009.10.13 15: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정 희

떠나고만 싶었다
허기진 속 쓰림을 움켜쥐고
사람 하나 감추고
살아 보고 싶었다

섬을 떠나도
섬밖에 만날 수 없는
바다에서

떠도는
섬 하나
따로 만들고
옥수수 울타리 안에
감춘 사람 꺼내 놓고
삶은 감자처럼 포실포실
살아보고 싶었다
.............................
함북 길주 출생. 동국대 영문과 졸업(문학박사). `현대문학’(1958) 추천으로 등단. 희망이 집을 비우면 절망이 찾아와 자리를 잡듯 꿈이 없는 사람의 가슴에는 무엇이 있을지는 묻지 않아도 자명하다. 희망이란 눈 뜨고 있는 꿈이라지만 꿈은 삶의 이정표 같은 것은 아닐까.

오늘 우리의 생활과 삶도 꿈같은 것일까. 아니 삶이란 꿈보다 허망한 것일까. 꿈이란 물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라고는 하나 그런 꿈마저 지닐 수 없다면 얼마나 허망할까. 시인의 `섬’은 그런 꿈속의 `사람 하나/... 감춘 사람 꺼내 놀고/ 삶은 감자처럼 포실포실’ 살고 싶다고 한다. 설명이 필요 없는 절창의 시편이다.

이일기(시인`문학예술’발행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