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장 주네가 쓴 '하녀들'은 자매지간인 두 하녀와 이들을 지배하는 마담을 주인공으로 피지배층, 소외된 사람들의 억눌린 욕망과 갈등을 풀어나간 작품이다.
두 하녀는 마담을 증오하면서 마담에 대한 모반을 꾀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번 공연에서는 가면이 소품으로 사용되고 무대는 문틀처럼 생긴 세 개의 움직이는 틀로 간결하게 표현된다.
극단 측은 "배우들의 이중적인 캐릭터 연기를 통해 소외계층의 내면과 갈등을 보여주게 된다"며 "'움직이는 틀'을 활용해 이런 양면성을 표현하면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녀들'은 지난 2002년 '배우중심연극으로 방향전환'을 선언하며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여배
우 4인방을 내세워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돼 많은 호평과 함께 그해 한국연극 베스트7 에 선정,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작품이다.
2009년 '하녀들' 연출은 대본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연극성에 대한 공부의 과정이다.
'하녀들'이 처한 일상적 장면 연기와 그녀들의 꿈의 연기-천상으로 향하려는 끌레르의 맑고 투명한 연기양식과 지하의 암흑을 파헤치는 쏠랑쥬의 악마적 표현연기를 대비 시켰다.
특히 마담의 연기 또한 퇴폐적인 부르조아 삶의 우울을 드러내는 멜랑코리한 연기와 간교한 현실성이 겹쳐져서 연기의 이중성이 드러나도록 요구했다.
로코코적 로맨티시즘이 부조리한 상황과 뒤섞이면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난해한 현대극을 젊은 배우들은 얼마만큼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극단 관계자는 "현대사회에서 표면적인 지배-피지배 형태는 모습을 감췄지만 아직도 여러 상하관계가 존재하고 그 안에서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고통도 여전하다"면서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
게 '당신의 마담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공연문의 밀양연극촌(055-355-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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