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봉덕·대명동 일대
버려진 주택 18동 철거
주차장 등 활용 ‘호응’
대구 남구의 오래되고 낡은 빈 집이 사라진 자리에 편의시설이 조성돼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남구청이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폐·공가 정비 사업을 시행하면서 남구 이천동, 봉덕동, 대명동의 빈 집터가 주민들의 편의시설로 변하고 있다.
그 동안 이 일대의 폐·공가는 도심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우범지역으로 전락해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었다.
12일 오전 9시께 남구 봉덕동 미군부대 캠프헨리 정문 인근 주택가에는 빈 집터를 개조해 만든 주차장 2곳이 있었다. 주택 사이사이에 주민들이 직접 경작할 수 있는 텃밭도 보였다.
사람이 살지 않는 노후 주택에는 출입문이 폐쇄되고 노란 안전선이 둘러쳐져 있었다.
이 곳에서 40년 동안 거주한 이경례씨는 “옛날부터 이 골목은 ‘똥골목’이라 부를 정도로 발전이 없어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이사가는 사람만 있었다”며 “내버려 둔 집터에 쓰레기만 쌓이니 냄새도 심하고 보기에도 안좋아 노인들이 골칫거리로 생각했다. 최근 빈 집이 철거되고 나니 주거 환경이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10시께 남구 대명동 자유샛길 등 미군부대 캠프워커 후문 인근 주택가 역시 빈 집터가 사라진 자리에 주차장이 생겼다.
남구 이천동 대봉로 36길에는 휴식을 위한 벤치 등이 마련된 쌈지공원도 조성됐다.
12일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남구의 폐·공가는 392여동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부터 남구청이 주택재건축 사업의 일환으로 2억9천29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역 내 폐·공가 정비사업을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18동의 폐·공가가 철거돼 주민 편의 시설로 탈바꿈했다.
철거된 집 터는 소유주의 동의 하에 공영주차장, 쌈지공원, 텃밭, 녹지 공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남구 대명동, 이천동, 봉덕동 일대의 비어 있는 노후주택은 철거 및 공공용지 조성 계획을 논의해 올해 말까지 점진적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폐·공가 정비사업 이후 주민 호응이 좋아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할 예정인 만큼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쓰레기 투기나 시설물 파손 등의 행위를 근절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