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잇단 시신으로…거창 ‘미스터리 사망사건’
부부, 잇단 시신으로…거창 ‘미스터리 사망사건’
  • 승인 2016.08.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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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타살·아내 자살 추정

경찰, 남편 원망 쓴 노트 발견
이달 14일 경남 거창군 마리면 한 농업용 저수지에서 A(47)씨의 시신이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올해 2월 1일 가족과 연락이 끊어졌던 A씨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달 26일이었다. 신고자는 큰 딸(24)이었다.

A씨는 휴대전화 등을 집에 두고 나갔고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A씨 실종 신고 하루 전날 A씨의 아내(46)가 거창과 가까운 합천군 합천호 부근에서 사라져 역시 큰딸이 실종 신고를 했다.

딸과 헤어졌던 아내는 이틀 뒤인 27일 합천호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큰딸은 함께 외출했던 어머니가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다음날 아버지 실종 신고도 했다.

경찰이 수습한 부부의 시신 상태나 실종 전후 상황 등을 보면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된다.

우선 발견 당시 시신의 모습이다.

저수지에서 발견된 A씨 시신은 과수원에서 조류의 접근을 막는 조수방지용 그물에 덮여 있었다.

또 그물은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할 정도 크기의 돌로 눌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저수지는 A씨 아내 소유 농장 근처에 있었다. 경찰은 양수기 1대와 굴착기 1대를 동원해 물을 퍼내고 A씨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은 시신의 키, 체격, 다리의 문신, 발견 장소 등을 토대로 A씨 신원을 확인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경찰은 A씨가 살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시신의 부검을 의뢰하는 등 사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부패 정도가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 아내는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 돌을 넣은 백팩을 매고 있었다.

경찰은 아내의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A씨 아내가 숨지기 전인 7월 한 달 동안 유서에 가까운 내용의 노트를 쓴 것을 확인했다.

33페이지 분량의 노트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경제적 어려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노트가 이들 부부가 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 파악하게 해줄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올해 2월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는데도 가족들이 5개월이나 지나 실종 신고를 한 데 주목하고 있다.

또 A씨 아내가 지난 7월 25일 큰딸에게 “저 사람들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지, 이제는 신고할 때도 됐지”라며 남편의 죽음에 대해 모종의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언급한 점에도 유의하고 있다.

여기에다 큰딸과 함께 외출했던 A 씨 아내가 ‘화장실 갔다오겠다’며 합천호에 세운 차에서 내린 다음 돌아오지 않은 점 등을 중심으로 부부의 잇따른 실종과 시신 발견, 타살 의혹 등 전 과정을 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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