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만하다 현안 못 챙길라”
“정쟁만하다 현안 못 챙길라”
  • 강성규
  • 승인 2016.09.26 1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대 국회 첫 국감 파행

지역 의원들 ‘충성 경쟁’

대야 싸움에 앞장

사드·지진대책 등은 뒷전

시도 국비확보 차질 우려도
/news/photo/first/201609/img_207942_1.jpg"이정현단식농성돌입/news/photo/first/201609/img_207942_1.jpg"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의결에 항의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방에는 정세균 의장의 녹취록을 틀어놓은 TV와 조그마한 책상, 침구류만 놓여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후폭풍으로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국회차원의 검증과 논의 또한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국감이 지진대책과 원전안전, 사드 등 현안 하나하나가 각 상임위의 ‘핵심쟁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메가톤급’ 사안이 산적한 대구경북의 지역 현안들을 이슈화하고 해답찾기에 나설 적기임에도 이를 송두리째 날려 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내년도 정부 예산심사 시즌 돌입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감에서 지역 핵심현안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각 상임위 별 의원들에게 국감에서 이를 제기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의원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이마저도 무산돼 지역 국비확보와 현안추진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지역 여권 의원들은 핵심쟁점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타 의원과 부처 설득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파행의 원인인 ‘정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 개회사 발언을 문제삼아 ‘보이콧’ 할 당시에도, 지난 23일 김재수 해임건의안 야당 단독 처리에 반발하며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 현재도 앞장서 항의하고 저항하고 나선 것은 지역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여당 지도부와 친박계 핵심인사들이었다. 사드 등 지역현안이 불거졌을 당시 대다수 지역 의원들이 소극적·산발적 대응으로 일관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러다보니 지역 여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원들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에는 소홀하고 대통령과 친박계 좌장에 대한 ‘충성경쟁’에만 매몰된 것 같다”는 불만이 흘러나온다.

국회 파행이 촉발된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가 상징적 장면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및 야당 의원들간 실랑이가 벌어질 당시, 정 의장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제지하면서 다음 대정부질문자인 새누리당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을 향해 ‘나와서 질의하라’고 수차례 종용했지만 김 의원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국무위원들의 식사시간을 위한 정회 후 속개된 회의에서 단상에 선 김 의원은 이날 첫 질문으로 핵심쟁점인 지진문제가 아니라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된 질문을 했다. 질문을 받은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무위원 필리버스터’ 의혹을 산 바 있는 장황한 답변을 늘어놓았고, 이에 야당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후 김 의원은 총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지진 대책 관련 질의를 했지만 지진문제는 더이상 이날의 핵심의제가 아니었다.

사드배치 찬성 ‘소신발언’으로 논란을 산 바 있는 백승주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경북 구미 갑)은 26일 ‘지도부 결심 지지, 집권 여당 책임감 가지고 투쟁해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현안은 언급도 않은채 “해임안 통과의 진실을 모르는 국민들이 아직 많기에 가족과 모든 친지들에게 이를 설득하는 홍보전사가 돼야 한다”며 “위원장으로서 도당의 중지를 모으기 위해 3만7천여 명 모든 책임당원에게 메시지를 전파했다”는 발언을 당 의총에서 했다고 전했다.

강성규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