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줄어든 발길…찬바람 부는 외식업계
확 줄어든 발길…찬바람 부는 외식업계
  • 강나리
  • 승인 2016.09.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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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첫 날

점심·저녁시간대

식당마다 빈방 늘고

저가 메뉴만 찾아

유흥업소·골프장도

손님 감소 큰 타격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첫날, 지역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민간 업소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들안길 일대와 황금동 먹거리 타운 일대 식당,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암암리에 내놓은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법 시행 한 달 전부터 1억원짜리 상가가 7천만원에 급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비즈니스 모임이 잦은 한정식 전문점, 일식 전문 레스토랑 등 고급 음식점 업주들은 “첫날부터 손님이 끊기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며 너도나도 불안감을 드러냈다.

28일 정오께 들안길의 A한정식 전문점 주차장은 50여대의 차가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1만7천원대의 점심 특선 메뉴가 있는 이 식당의 예약률은 김영란법 시행 첫날에도 고객 수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장 김 모씨는 “특별히 예약이 줄진 않았지만 단순히 예약 건수 문제가 아니다”며 “3만5천원짜리 밥을 먹던 사람들이 점심이나 저녁이나 1만7천원짜리 메뉴만 찾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점심 나절은 그럭저럭 손님이 있었지만 이날 저녁 시간대에 업무 목적의 단체 예약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0건의 저녁 예약이 있지만 모두 3~4명의 가족 모임이었다. 김영란법 시행 하루 전 ‘마지막 만찬’을 즐기는 분위기에 일평균 70명이 방문하던 식당에 120명이 몰려 주차대란까지 겪었던 지난 27일 밤 모습과는 대비됐다.

들안길 일대 한정식 음식점 업주들은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부 가게는 아웃소싱을 통한 음식 포장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한식당보다 평균 가격이 높은 일식 전문 식당의 타격은 더 컸다. 수성구 황금동의 B회초밥은 저녁 예약은 물론 점심시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 드문 드문 보이는 손님들은 모두 2명 단위 모임이고 룸은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5만~7만원선의 인기메뉴 주문도 줄었다. 상당수 손님들은 2만~3만원선의 특선메뉴를 찾았다. 이날 저녁 예약률은 평소 대비 70% 정도였다.

사장 조 모씨는 혀를 차면서 “콜레라에다 김영란법까지 완전 엎친 데 덮쳤다”며 “무작정 단가만 낮췄다가 음식 질 떨어졌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장사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 등을 판매하는 고가의 바(Bar)나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도 허둥대고 있다. 황금네거리의 한 바 업주는 고객들에게 김영란법 시행 이전부터 ‘휴업’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가을부킹(Booking)’으로 성수기를 누려야 할 회원제 골프장 역시 예약 문의 및 회원들의 방문이 줄었다. 지난 주말에는 이른바 ‘파이널 라운드(마지막 골프)’가 벌어져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10월부터는 매출과 운영 문제를 고민해야 할 정도다.

2주 전 90%의 예약률을 채운 대구 C골프장 관계자는 “예약률은 어느 정도 채웠지만 법인 회원이 아닌 개인회원 예약이 대부분”이라며 “우선 단골회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요금이 싼 골프장이 늘었고 새벽타임 할인시간을 노리는 고객들이 많아 갈수록 사정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업계는 한 두달 정도 더 지켜본 뒤 가격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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