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판로 확보해 후발주자 약점 극복”
“고정판로 확보해 후발주자 약점 극복”
  • 김지홍
  • 승인 2016.10.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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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청년상인>

<4> 식자재업체 ‘아지아식품’ 정호일 사장

잘나가던 영업맨서 사업 투신

“국수가게 납품 소매방식 초점

식감 노하우 얻으려 10년 노력”

대구서 5곳 뿐인 즉석 麵가게

칼국수 시즌엔 800인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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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업체 ‘아지아식품’ 정호일 사장은 “시장만의 고유한 활기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오늘은 국수 뽑기 좋은 날씨네요. 바람이 불지도 건조하지도 않고.”

선선한 초가을 날씨인 12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에서 식자재마트 ‘아지아식품’을 운영하는 정호일(40) 사장은 기계가 반죽하는 과정을 유심히 쳐다봤다. 기계 벽면에는 습도계와 온도계가 걸려있었다. 정 사장은 얇게 밀린 반죽이 국수면으로 뽑혀나오자마자 면발 방향으로 선풍기를 틀었다. 그는 “국수는 습도나 온도 등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잘 조절해야 된다”며 “10년을 가까이 (국수를) 뽑았지만 아직도 어렵다. 모든 게 ‘감(感)’으로 완성된다”며 웃었다.

면발 환경을 조성해야되니 여름에는 가게 문을 모두 닫거나 겨울에는 선풍기를 트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는 잘나가던 영업맨이었다.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사회 생활이여서 괴리감도 빨리 찾아왔다. 우연히 친구의 어머니가 30년 동안 운영한 면 사업을 정리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사업을 새로 구상하게 됐다. 남들은 사양사업이라고 말렸다. 하지만 그는 대규모 건면 공장이 아닌 소매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 즉석에서 뽑아낸 국수 면은 서문시장 등 소비 회전율이 빠른 국수 가게를 주요 거래처로 삼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에는 5곳 정도 뿐이다. 그는 대부분 업체 주인이 60대 이상 어르신들이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땐 블루오션 사업에 가깝다는 확신을 가졌다.

나이 서른을 갓 넘긴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고정 판로가 정해져있는만큼 더욱 자신있었다”며 “밀가루와 물의 비율을 맞추는 것부터 면발의 굵기·식감 등은 모두 노하우여서 배우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겨울철 칼국수 시즌이 되면 하루 평균 800인분의 면발을 뽑는다. 여름철 잔치국수 시즌보다도 두 배 이상의 물량이다.

그는 8년 전 서남신시장에 문을 열면서 국수 면 뿐만 아니라 식자재까지 품목을 늘렸다. 그는 “젊은 나이에 시장에 들어와 매일 국수만 뽑고 있으니 사정을 잘 모르는 상인분들은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며 “식자재까지 팔면서 보다 더 많은 손님이 가까이 소통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주변에 대형·식자재마트가 생겨 시장이 많이 침체됐지만 희망을 잃을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남신시장은?

최근 손님들의 장보기 편의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 입구 주변 고객휴게실에는 어린이놀이방을 설치, 공영주차장에는 시장 카트기를 구비해놨다. 또 추진 중인 ‘에코포인트’ 제도는 시장 회원으로 등록한 뒤 시장을 방문 때마다 고객휴게실에 바코드를 찍으면 후에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호종 서남신시장상인회장은 “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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