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암이 물에 녹아 침식
우묵하게 파인 웅덩이 지역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 높아
환경부에 보호지 지정 건의
‘돌리네(Doline)’는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침식되면서 지표면이 접시모양으로 우묵하게 파인 웅덩이 지역을 일컫는다.
지난 2011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에서 굴봉산 습지는 돌리네에 습지가 형성된 것으로, 국내 최초로 발견돼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적으로도 북미나 동유럽 등지에서 석회암 지형중 규모가 큰 우발레(Uval·2개 이상의 돌리네가 침식작용으로 합쳐져 만들어진 커다란 웅덩이)나 폴리에(Polie·다수의 포리에 또는 우발레가 합쳐져 만들어진 분지)에 습지가 형성된 것은 일부 확인되나, 문경의 굴봉산 습지와 같이 규모가 작은 돌리네에 습지가 형성된 것은 최초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굴봉산 돌리네습지는 수직절리가 발달하고 배수구가 분포해 습지형성이 어려운 곳에 형성됐으며, 인근 하천보다 120m 높은 해발고도 270~290m 지점의 굴봉산 8부 능선에 위치해 있고, 고인 물은 측면 싱크홀(배수구)과 동굴을 통해 능선너머에 위치한 용천(유출구)으로 빠져 나간다.
굴봉산 습지는 지형지질학적 가치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습지생태계와 초원생태계, 육상생태계가 공존해 수달, 담비, 붉은배새매, 새매, 구렁이 등 6종의 멸종위기 동물과 쥐방울덩굴, 낙지다리, 들통발 등 희귀식물을 포함한 731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지역으로 확인됐다.
문경시는 습지 일대를 보호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윤환 문경시장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습지를 탐방하고, 지난 10월 20일에는 주민설명회를 열어 ‘습지의 우수성과 보존방안’, ‘습지를 활용한 생태관광 추진계획 및 운영 사례’ 등을 설명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가치 있는 습지인 만큼, 국가가 보전·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환경부와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경=전규언기자 jungu@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