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묵직해진 기도…이정애 개인展
더 묵직해진 기도…이정애 개인展
  • 황인옥
  • 승인 2016.11.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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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아트앤갤러리
염원 담은 도자기에
담백함 ‘새 옷’ 입혀
최근작 20여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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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초대전이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평생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는 화가가 있고, 다양한 화풍을 추구하는 화가도 있다. 서양화가 이정애는 고집스러운 쪽이다. 그녀가 글리터 젤이라는 반짝이는 물감을 만난지는 7년이 지났다. 화려한 반짝이 물감으로 풍경을 그리기 시작해 도자기 그림으로 변화해 왔지만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클리터 젤이라는 물성이 주는 독특성을 파고들고 있다. 그녀의 탐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화가는 자기만 가지는 독특성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제게 그 독특성이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글리터 젤이라는 물감이었어요. 처음에는 ‘왜 그렇게 화려한 물감을 쓰느냐’며 타박도 받았지만 지금은 좋아들 해주시고 있어요.”

대개 하나의 화풍이 무르익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10년을 잡는다. 작업 기간과 상관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 10년은 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일반론에 비춰보면 이정애의 작업에도 깊이가 더해가고 있다.

실제로 ANG아트앤갤러리에서 전시를 시작한 이정애의 작품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글리터 젤을 여러 번 겹쳐 덧칠하는 지난한 노동의 과정은 여전하지만 색 처리에 있어 훨씬 간결하고 단조로웠다.

빨강 등의 강렬한 원색 바탕은 확연하게 드러나는 두 개의 색의 대비로 변화를 모색하고, 화려한 오방색 선으로 마감된 도자기 바탕은 오방색의 화려함을 걷어내고 단색 느낌의 마무리로 담백함의 옷을 입었다. 이러한 변화에는 그녀가 추구하는 ‘숭고함’이 작용하고 있다. 그녀는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도’와 ‘희망’”이라며 “도자기 역시 ‘기도를 담는 그릇’이라는 의미로 선택됐고, 기도에 대한 은유”라고 설명했다.

“작품에 사랑, 행복, 풍요, 행복 등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왔어요. 오방색과 금색으로 직설적으로 드러내던 염원을 색의 변화를 통해 은유적으로 선회했다고 할까요? ‘기도’ 속에 담기는 ‘숭고함’이 좀 더 깊어져가고 있죠.”

이정애는 선과 면의 변주로 주제를 부각한다. 특히 도자기의 표면을 채우고 있는 반추상 문양은 선과 면 변주의 절정이다. 선과 면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는 한국화로 시작한 작가의 내력이 관여하고 있다.

“중국의 어느 미술관에서 화선지에 먹으로 선만 그어놓은 작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어요. 동양화에 선과 면은 중요하죠. 저 역시 다르지 않아요. 서양적인 물감으로 화려하게 옷을 입었지만 바탕에는 동양적인 선과 면에 대한 믿음이 중심을 잡고 있죠.”

이정애는 형태적인 측면에서 구상, 선들의 집적에서 추상을 동시에 구사한다. 작업 시간이 길어지고 완성도가 깊어지면 이 균형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그녀 역시 이 점을 시사했다.

“언젠가는 추상을 해보고 싶어요. 그 추상에는 선이 압도적으로 개입할지도 모르겠어요. 선에 대한 열망이 늘 가슴에 있으니까요.” 최근작 20여점을 소개하고 있는 이번 전시는 12월 10일까지. 070-5123-0012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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