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웃는얼굴아트센터서 두번째 독주회
청성곡·두거·곡대풍류 등 전통음악 위주 구성
김천시립국악단 활동 경험·남도국악원 입단 앞둬
“경상도·전라도 소리 아우르는 연주자 될 것”
“남성이 여성적인 악기를 하면 표현이 더 좋아지고, 여성이 남성적이 악기를 하면 더 예술적일 수 있지만 이 두 경우 모두 피나는 노력이 뒤 따라야 해요. 저 역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다행이 체격이 좀 있어 남성적인 소리를 내는데 별 어려움은 못 느끼죠. 대신 소리에 섬세함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고 있어요.”
남성적인 힘과 여성적인 섬세함을 모두 아우르는 최윤혜는 젊은 연주자답지 않게 전통 음악을 지향하는 연주자다. 창작이야말로 굳건한 전통의 뿌리 위에서 나오는 경지라고 보고, 전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전통음악 연주가 만족할 만한 경지에 오르기 전까지는 전통 음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다.
이번 독주회 역시 그녀가 지향하는 가치에 맞춰져 전통음악 위주로 구성된다. 이날 연주곡은 가곡의 마지막 곡인 태평가의 반주음악을 변주한 대금 독주곡인 청성곡과 200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예술성 높은 전통 성악곡인 두거, 서울·경기 지방의 승무, 검무, 탈춤, 굿 등의 반주 음악으로 사용돼 온 음악을 모은 곡 대풍류, 그리고 남도지방의 육자배기토리로 된 즉흥적인 허튼가락의 합주곡인 시나위 등이다.
“창작은 전통의 바탕이 탄탄해진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저처럼 젊은 연주자들에게는 전통 음악의 깊이를 충분히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봐요. 이번 독주회에는 저의 그런 철학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전통 음악으로 꾸몄어요.”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하고 김천시립국악단 단원으로 입단하는 기회를 잡고, 2006년 영남대학교 음악대학콩쿨 1위, 2009년 포항전국국악대회 일반부 금상, 2010년 전국대금경연대회 은상을 수상하고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와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자로 선정되는 등 연주행보마다 성과를 거둬온 최윤혜. 그녀의 어떤 강점이 거침없는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을까? 최윤혜가 대뜸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저희 초등학교에 이양자 선생님이 부임해 오시면서 사물놀이팀이 생겼어요. 오디션을 봐서 사물놀이팀에 들어가서 장구를 배우기 시작했죠. 당시 선생님께서 혹독하게 연습을 시키시면서 기초를 다지게 해 주셨어요. 악기 중에서도 기본 악기에 속하는 장구를 배우면서 리듬감을 키우게 됐죠. 고등학교 시기에 대금을 시작하고 지금까지도 장구를 배운 토대가 많은 힘이 돼 주는 것 같아요.”
대학 졸업과 동시에 김천시립국악단에 입단해 최근까지 활동해 온 최윤혜에게 경사가 겹쳤다. 두 번째 독주회를 앞두고 김천시립국악단을 그만두고 국립남도국악원에 입단하게 된 것. 창작보다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립남도국악원은 전통 국악을 추구하는 최윤혜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의 장이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과 김천시립국악단 활동을 병행하면서 오히려 개인적인 공부는 소홀하게 됐어요. 계속해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안 되겠다 싶어 모든 것을 정리하고 국립남도국악원 행을 결행했어요. 합격해서 얼마나 설레는지 모르겠어요. 남도국악원에서 경상도와 전라도의 소리를 아우르는 좋은 연주자가 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공연은 12월 3일 오후 8시에 웃는얼굴아트센터 와룡홀에서. 010-5273-2072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