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해 '사랑'을 버무려요"
"장애인을 위해 '사랑'을 버무려요"
  • 최태욱
  • 승인 2009.11.1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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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 3700지구.대구장애인協, 김장담그기 행사
“날씨는 춥지만 겨우내 김치를 드실 장애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합니다.”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 18일 오전 대구스타디움 광장에서는 사랑의 입김이 모여 열기를 뿜어냈다.

국제로타리3700지구와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의 ‘로타리와 장애인이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장이다.

행사에 참가한 400여명의 로타리안들은 간단한 기념 행사가 끝나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부 회원들은 능숙한 솜씨로 숨죽인 배추에 갖은 양념을 버무렸고, 이에 질세라 남자 회원들도 잡다한 일을 도맡으며 일손을 거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파도 이웃을 생각하는 봉사자들의 마음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로타리안들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면서 김치를 담은 플라스틱 통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로타리 클럽 회원들이 준비해 온 삶은 돼지고기를 갓 담근 김치와 먹으며 막걸리를 나눠먹는 천막에서는 웃음소리가 퍼졌다.

채 풀리지 않은 추위지만 몸을 움츠리거나 요령을 피우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200여명의 지체장애인들도 즐거운 표정으로 김장 담그기 행사를 거들며 이들을 지켜봤다.

이날 사랑의 김장 나누기는 매년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고 우애를 다져오던 두 단체가 올 해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

국제로타리3700지구 송준기 총재는 “두 단체가 보다 실질적으로 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논의한 끝에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열기로 합의했다”며 “그나마 날씨가 도와주고 많은 분들이 호응해 줘 회원들의 마음이 더욱 따뜻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회원들은 옷에 양념이 묻은 줄도 모르고 김장을 담갔다.

추운 날씨에 시린 손을 몇 번이고 비비며 일을 했지만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에서는 이웃을 사랑하는 훈훈함과 나눔의 정이 느껴졌다.

3700지구 낙동클럽 황세광(49) 회원은 “처음 해보는 김장이지만 보람된 일이라 생각하니 힘든 줄 모르겠다”며 “평소 집에서는 김장을 돕지 않았지만 매년 행사에 참석해 사랑을 버무리고 싶다”고 했다.

이날 회원들이 담근 김치는 모두 1만포기. 중증장애인들을 중심으로 지체장애인 1천가구에 한 통씩(3포기 정도) 전달할 예정이다. 또 130가구에는 쌀 20㎏들이 1포씩도 전달키로 했다.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김창환 회장은 “`김장’은 장애인들이 가장 힘든 계절인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양식’”이라며 “모두들 추운 날씨에 정성껏 김장을 담가 준 로타리 회원들에게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늦게야 김장을 모두 담근 송 총재와 로타리 회원들은 직접 중증장애인들의 집으로 김치를 배달했다.

김치 한 조각에 담긴 로타리 회원들의 사랑이 경기불황에 더욱 춥게만 느껴지는 올 겨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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