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춤추고, 한양길 선비는 짐 풀고 쉬는 ‘편안한 마을’
새는 춤추고, 한양길 선비는 짐 풀고 쉬는 ‘편안한 마을’
  • 남승렬
  • 승인 2017.08.20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미 춤새마을
춤새마을은 ‘날아가는 새도 춤을 추고 쉬어가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곡1·2리, 상송리 등 세 마을 묶어 조성
박해 받던 사제의 혼 숨쉬는 천주교 성지
마을 뒷산엔 웅장한 계곡이 99개 이어져
경북도 무형문화재 ‘무을풍물’ 탄생한 곳
체력·인성 길러주는 ‘농촌체험학교’ 인기
10월 14일 ‘버섯축제’엔 다양한 체험거리
임란때 1만여명 승병 의국법회
국내 최초 도립공원
구미(1)
구미 춤새마을은 무을면 안곡1리, 안곡2리, 상송리 등 세 개 마을을 하나의 권역(무을 춤새권역)으로 묶어 조성한 농촌생태체험마을이다. 대표적 특산품은 표고버섯으로, 버섯따기 체험 등은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드론 촬영
JEON4133
0(5)
무을저수지 인근의 수변 산책로.
수다사
금오산
마을사람-4명
왼쪽부터 상송리 김춘상 이장, 안곡1리 안영우 이장, 춤새마을 이상학 운영위원장, 안곡2리 권창수 이장.


“날아가는 새도 춤을 추고 쉬어가는 마을, ‘춤새’를 아십니까.”

두루미였을까. 아니면 왜가리였을까. 마을을 찾은 날은 공교롭게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백옥의 흰새가 무을저수지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었다. 경북 구미시 무을면 안곡지길 춤새마을. 정말 춤 추며 쉬어가고 싶었던 것일까. 마을의 이름처럼 춤새마을에선 날개짓하며 노니는 새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춤새마을에서 받은 첫 느낌은 신록의 빛을 간직한 평화로움이었다. 마을에 조성된 작은 솔숲길과 길가에 핀 야생화는 시골마을의 여유로움과 평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 춤새권역, 구미의 숨은 역사를 품다

구미 춤새마을은 무을면 안곡1리, 안곡2리, 상송리 등 세 개 마을을 하나의 권역(무을 춤새권역)으로 묶어 조성한 농촌생태체험마을이다. 지리적으로 상주, 김천, 구미 세 개 자치단체의 중앙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춤새마을을 이루는 안곡1리, 안곡2리, 상송리는 모두 구미의 숨겨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먼저 안곡1리는 동쪽의 무을저수지 주변에 농경지가 펼쳐져 있으며, 서쪽은 산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1632년 마을 개척 당시 마을엔 수령이 수백년된 느티나무(정자목)가 있었다. 옛날 영남의 상인들이 북부지방을 오갈 때 이곳에서 말의 짐을 풀고 편안히 쉬어 갔다고 전해져 안실(安室)이라고도 한다. 역마촌이 있었던 곳이다. 조선시대 한양으로 가는 길목으로 선산 화조역, 김천 개령과 상주 청리역 및 문경새재를 이어주는 안곡역이 있었던 곳이다. 과거 조선 선비들은 이곳 마을 우물을 마시고 청운의 꿈을 품었다고 전해진다. 마을에는 당시의 역사를 증명하는 우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안실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안곡1리로 이름이 바뀌었다.

안곡2리는 춤새권역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지대가 높아 무을저수지를 비롯한 마을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자연부락으로는 저전(楮田), 도가(都家) 등이 있다. 저전은 마을을 개척한 선비가 닥나무를 재배해 문종이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 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닥박골이라고도 한다. 도가는 술도가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도간이라고도 한다.

안곡1·2리는 세간에는 다소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해 받던 사제의 혼이 숨쉬는 천주교 성지이기도 하다.

천주교 선교 초기 교우촌이 있었고, 1850년대 2년 동안 우리나라 2대 신부인 최양업(토마스·1821~1861) 신부가 16·17번째 서한문을 작성해 르그레주아·리부아 신부에게 편지를 보낸 곳이다. 최양업 신부는 조선인으로는 최초의 천주교 신학생이며 두 번째로 사제가 됐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김대건 신부의 명성과 순교에 묻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양업 신부가 한국 천주교 역사에 남긴 발자취는 김대건 신부 못지않을 만큼 소중한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최양업 신부는 1842년부터 1860년까지 매년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을 유창한 라틴어로 스승 신부들에게 19통의 서한문을 보냈다. 이 가운데 16·17번째 서한문이 안곡리에서 작성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송리는 높은 산악 지형이며 남쪽에 있는 무을저수지 주변으로 농지가 분표돼 있다. 1675년께 이백용이라는 선비가 정착한 뒤 마을 뒷산을 살펴보니 웅장한 계곡이 99개로, 우거진 숲과 연악산수가 좋은 곳이라고 칭했다. 1681년께 이씨·서씨·윤씨·김씨·박씨·강씨 등 7개 성씨가 마을에 살았는데 모두 마음씨가 곧고 결백하므로 연악산 상봉의 ‘상(上)’자와 결백을 상징하는 소나무 ‘송(松)’자를 따서 상송리라 했다. 상송리는 팥죽골, 모지래기, 선돌 등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져 있다.

팥죽골은 옛날 가뭄으로 기근을 겪던 주민들이 논밭 한 마지기를 팥죽 한 그릇과 바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모지래기는 인근의 사찰인 수다사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을 전답에 대려면 들이 넓어서 언제나 이틀이 돼야 돌아오기 때문에 물이 모자란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선돌은 마을에 선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경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40호인 무을풍물은 상송리와 인연이 깊다. 무을풍물은 300여 년 전 조선 영조시대 상송리에 자리한 사찰 수다사에서 탄생했으며 시대를 거치는 동안 영남뿐만 아니라 전국 풍물의 중요한 씨앗 중 하나가 됐다. 수다사에서 수행하던 정재진이라는 스님이 꿈속에서 도깨비들과 놀고 장난쳤던 일들과 구전돼 내려오던 내용을 소재로 풍물가락을 만들어 마을로 전파시켰다고 한다.

◇ 주민 사랑방 ‘춤새권역 도농교류센터’

안곡1·2리와 상송리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은 ‘춤새권역 도농교류센터’다. 1999년 폐교된 무을초등학교 안곡분교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2009년부터 자연생태사진학습장으로 운영하다 2011년부터 시작된 춤새권역 농촌마을종합정비개발사업을 통해 노후된 건물을 신축해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센터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회의, 정보교환 등 소통을 위한 종합적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무을면의 대표축제인 ‘무을생태고을버섯축제’(10월 14일 예정)를 비롯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농촌체험을 통해 강인한 체력과 인성을 길러주는 농어촌인성학교로 인기가 높다. 인기 있는 농촌체험으로는 단연 ‘버섯 따기’ 체험이다.

이상학 춤새마을 운영위원장은 “춤새마을의 주요 특산품인 표고버섯은 참나무에 구멍을 뚫은 뒤 그 속에 종균을 넣어 재배하는 친환경 웰빙 버섯”이라며 “버섯따기 체험은 (버섯을 딸 때 들리는) ‘툭’하는 소리와 부드러운 촉감 덕분에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오는 10월 14일 열리는 버섯축제에는 버섯 외에도 묵과 보리각시 등 춤새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거리가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찾아 오시면 된다”고 말했다.

글=남승렬·최규열기자

사진=전영호기자




◇ 수다사

구미시 무을면 상송리 연악산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다. 신라 문성왕 때 진감국사 혜소(慧昭)가 창건했다. 혜소는 연악산의 상봉인 미봉(彌峰)에 흰 연꽃 한송이가 피어 있는 것을 보고는 절을 짓고 연화사라 불렀다고 한다. 1185년 각원(覺圓)이 중창하면서 절 이름을 성암사로 바꾸었고, 1572년 유정(惟政)이 중창한 뒤 수다사로 바꾸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만여 명의 승병들이 이곳에 모여 의국법회를 열기도 했다. 1704년 불이 나 건물 몇 동만 남고 모두 불에 탔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명부전·산신각·요사채 등이 있다. 이 중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내부에 목조아미타불좌상이 있다.

◇ 무을저수지

무을저수지는 춤새마을 남단에 위치하고 있어 고지대에 형성된 마을 곳곳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마을도 계단형으로 형성돼 있어 탁 트인 전망으로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어 그 경관이 절경이다. 계절별로 옷을 갈아 입는 산들 덕분에 계절별로 느낌이 다르고, 새벽이면 자욱한 물안개로 인해 그 모습 또한 색다른 절경이다. 마을 주민들이 매년 가을에 열리는 버섯축제를 위해 봄부터 가꿔온 10km 구간의 코스모스와 칸나, 메밀밭 등은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하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장소다.

◇ 금오산

구미시 남통동에 있는 높이 977m의 산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이다. 구미의 성장과 함께 관광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좁고 긴 계곡 입구에는 금오산 저수지가 있으며 구미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계곡 안에는 고려 말의 충신이요, 성리학자인 길재(吉再)의 충절과 유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1768년(영조 44)에 세운 채미정(採薇亭)이 있다. 일명 ‘금오서원(金烏書院)’이라고도 한다. 케이블카가 닿는 중턱에는 명금폭포가 있다. 암벽에 ‘명금폭(鳴金瀑)’이라고 새겨진 27m 높이의 작은 폭포이나, 물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고 하여 명금폭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왕산허위선생기념관

구미 임은동 출신으로 구한말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왕산(旺山) 허위(許蔿·1855∼1908) 선생의 우국충정을 기리고,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나라사랑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됐다. 왕산 선생은 13도 연합의병창의군 군사장 등 항일 의병장으로서 독립운동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다. 기념관에는 전시실과 시청각실, 어린이 도서관, 등 첨단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1천990㎡의 왕산허위선생기념공원(생가터)에는 선생의 일대기를 새긴 왕산의 벽, 높이 3미터의 동상, 인물상, 부조관, 추모관 등 조형물과 잔디광장 등 휴게시설이 있다.






구미 춤새마을은 구미시 무을면 안곡1리, 안곡2리, 상송리 등 세 개 마을로 이뤄진 마을이다.

세 개 마을의 인구수는 총 206세대, 390여명이다. 춤새마을을 찾은 이달 초순, 세 개 마을 이장과 마을의 운영위원장 등 4명이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안곡1리 안영우 이장, 안곡2리 권창수 이장, 상송리 김춘상 이장, 이상학 위원장이다. 춤새마을 소개를 부탁하자 이들은 “녹색테마가 숨쉬는 농촌생태체험 마을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다양한 농촌체험 활동을 통한 강인한 극기력 신장과 인성 함양이 가능한 곳으로 자라나는 청소년 정서 발달을 위한 순기능적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마을정비사업을 통해 마을이 깨끗하게 정비돼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위한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났다고도 했다.

이들은 “아름답고 쾌적한 풍경을 벗 삼아 자연을 거닐며 심신의 휴식을 취하는 데는 춤새마을이 최고의 장소입니다. 매해 가을에는 무을버섯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만큼 가족, 연인과 함께 춤새마을을 찾아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달래주세요”라고 마을을 소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