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생산 커피 3%만 ‘에메랄드 마운틴’ 명칭 부여
콜롬비아 생산 커피 3%만 ‘에메랄드 마운틴’ 명칭 부여
  • 황인옥
  • 승인 2017.11.15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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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의 커피이야기
(31)에메랄드 마운틴 커피? 마운틴 커피 시리즈(1편)
콜롬비아 재배자協 1995년 상표 등록
안데스산맥서 에메랄드 보석같은 열매
생산량 적고 고가여서 한국서는 못 봐
日 미스비시社, 현지 업체와 합작 생산
해당 상표 달고 캔커피로도 판매돼
콜롬비아커피농장의핸드픽장면-4
콜롬비아 커피농장의 핸드픽 장면.


#프롤로그

가게에 게이샤 커피를 마시러 오는 단골손님들 중에서 어느 날인가 블루마운틴 커피와 게이샤 커피 맛을 비교하면서 마시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는 순간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블루마운틴 커피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게이샤 커피가 커피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로 등극하기 이전까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로 군림하던 커피가 블루마운틴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블루마운틴 커피에 대해 좀 특별한 기억이 있다.

커피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커피 로스터를 구입하게 되었다.

아직 로스터 조작도 숙달되기 전이었지만, 커피 로스터가 생겼으니 세계 최고의 커피를 내 손으로 직접 볶아보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잘 아는 커피생두 업체에 블루마운틴 생두구입을 부탁했다.

그 당시는 국내에서 개인 로스터들을 상대로 커피생두를 판매하는 업체가 겨우 한 두 군데 밖에 없었고, 블루마운틴 같은 고급 생두를 취급하는 곳은 본시부터 없어서 그 업체는 필자의 주문을 받고 별도로 수입을 해야만 했다.

블루마운틴 커피가 세계 최고의 커피여서 그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몇 번 볶아볼 만큼만 사고 싶었지만, 수량이 적으면 생두수입이 안될 것 같아서 지레 겁을 먹고 생두 한 가마니(80㎏)를 주문했다.

그런데 며칠 뒤, 업체에서 연락이 왔는데 생두를 공급해 주는 일본 생두업체에 블루마운틴 커피재고가 부족해서 요청한 한 가마니 분량의 생두공급이 어렵다고 했다.

지금 당장 수입이 가능한 양은 30㎏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커피생두업체는 블루마운틴 커피의 수입예상가격이 1㎏당 12만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첨언을 했지만, 필자는 자존심 때문에 그냥 주문을 했다.

한달 반쯤 지났을까? 기다림 끝에 그렇게 원했던 세계 최고의 블루마운틴 커피생두가 도착했고, 나는 그날로 바로 블루마운틴 커피를 난생처음 볶아봤다.

그 이후 이야기는 세계 최고의 블루마운틴 커피도 로스터의 능력에 따라 그렇게 맛없는 커피로 볶아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스토리인데, 이것은 순전히 필자의 무지(無知)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이 일화(逸話)는 오늘 이야기의 주제와 다르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이어가도록 하겠다.

콜롬비아커피농지
콜롬비아 커피 농지.


#나도 xx마운틴 이름을 달아줘!

오늘의 이야기가 xx마운틴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블루마운틴 커피도 관련이 있다. 커피생두를 생산하는 나라에서 자국이 생산하는 커피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매촉진을 위해 세계 최고의 블루마운틴 커피처럼 자신들의 커피에도 산지가 있는 산의 이름을 따서 커피생두에 xx마운틴이라는 애칭을 붙여 홍보를 하고 싶어 한다.

더군다나 커피가공업체들까지 이 대열에 끼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자신들이 판매하는 커피상품이 마치 커피 산지의 xx마운틴과 관련이 있는 듯, xx마운틴 커피라고 선전을 한다. 커피업체들이 상품이름을 xx마운틴이라고 붙이는 것이야 자유지만 이렇게 무분별하게 xx마운틴 커피가 범람을 하면, 오히려 제대로 생산된 좋은 품질의 산지커피가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xx마운틴 류(流) 커피의 실상을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거짓과 진실을 확인해서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현재까지 필자가 파악하고 있는 커피 생산국과 관련이 있는 xx마운틴 커피의 종류는 에메랄드 마운틴, PNG 블루마운틴, 크리스털 마운틴, 코랄 마운틴, 캐리비안 마운틴, 안데스 마운틴, 가요 마운틴 그리고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까지 8가지다. 지면관계로 오늘 모두 한꺼번에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몇 회에 걸쳐서 연재하려고 한다.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

먼저, 에메랄드 마운틴(Emerald Mountain) 커피 이야기다.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는 콜롬비아커피 재배자협회(National Federation of Colombia)가 1995년 미국에 상표등록을 한 것으로, 콜롬비아 커피 총 생산량 중에서 엄선된 3% 미만의 최고급 커피를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라고 한다.

이는 콜롬비아커피 재배자협회가 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엄정한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해 수확된 커피콩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그 수량이 1%까지도 줄어들기 때문에 협회는 커피품질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재배자협회가 에메랄드 마운틴커피라고 애칭을 붙인 이유는 아마도 커피가 자라는 환경적 요인과 생산 프로세싱 과정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은데,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는 콜롬비아에서 시작되는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의 고지대(1,800~2,000미터)의 안개 자욱한 화산토양에서 자란다.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의 환경 속에서 성장한 커피체리 중에서 에메랄드 보석처럼 잘 익은 열매만을 한 알 한 알 직접 손으로 선별채취해서, 전통 발효공법에 따라 과육을 제거하고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재배자협회가 정한 심사기준을 통과한 생두에만 에메랄드 마운틴이라는 애칭을 붙여준다.

다시 말해, 콜롬비아 재배자협회가 정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에메랄드 보석처럼 희소가치를 가진 최고급 커피여야만, 콜롬비아 커피산지를 대표하는 안데스 산맥의 마운틴이라는 명칭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가 생산되는 안데스지역을 콜롬비아 커피의 축이라는 의미의 ‘에제 카페테로(Eje -Cafetero)’라고 불린다. 이 지역은 칼리(Cali), 메데인 (Medellin), 보고타 (Bogota) 도시지역 사이에 걸쳐있고, 안데스 산맥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데, 이 아름다움 덕분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커피문화경관으로 등재되어 있다.

콜롬비아커피체리
콜롬비아 커피 체리.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는 부드러운 감귤의 신맛, 캐러멜 느낌의 달콤함, 부드러운 향미와 풍부한 바디의 느낌을 고루 갖춘 세계최고의 커피로 손색이 없지만, 생산량이 적고 고가여서 그런지 진짜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를 우리나라에서는 만나본 적이 없다.

가끔 생두수입업체에서 판매리스트에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라고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워서 주문을 해서 볶아 보지만 진짜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가 아니었다.

실은 생두 가격이 일반적인 콜롬비아 커피생두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서, 구입 전부터 가짜일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그래도 진짜 에메랄드 커피라면 횡재를 만났다는 요행심리에서 구입을 한 것이었는데, 보기 좋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보편적 진리만을 증명하는 꼴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의 명성에 걸맞게, 미스비시가 콜롬비아와 합작해서 생산한 에메랄드 커피를 파운드 당 30달러에 판매했다.

필자가 진짜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를 맛본 것은 일본의 생두업체를 방문했을 때였는데, 그날은 자신들이 취급하는 여러 종류의 커피를 바이어(Buyer)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취급하는 커피들 중에서 대표적인 커피 몇 종을 골라서 커핑(Cupping)을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특별한 느낌의 기억은 사라졌지만, 상큼한 신맛에 허니(Honey)한 단맛, 그리고 콜롬비아 커피의 특징이 살아있는 초콜릿한 향미까지 최고의 커피가 가질 수 있는 요인을 두루 갖춘 좋은 커피라는 기억이 남아있다.

콜롬비아커피는 일본 커피시장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데, 특히, 콜롬비아커피의 정점에 있는 에메랄드 마운틴의 명성을 일본 캔 커피에서 엿볼 수 있다.

에메랄드 마운틴 커피를 얼마나 넣었는지 몰라도, 이 캔커피는 에메랄드 마운틴 브랜드라는 상표를 달고 판매된다. 일본에는 캔 커피의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지하철과 각종 잡지에 대대적인 광고를 할 정도다. 이 캔커피를 만든 곳은 일본의 코카콜라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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