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두려움을 하나하나 포개서 쌓으면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른이라는 명목 하에 행하는 수많은 채찍질은
고작 힘내라는 도돌이표다
누구나 쉽게 하는 말, 힘내라는 말
힘내어서 두드린다고 좋은 소리는 아닌데,
누구나 쉽게 하는 말, 힘내라는 말
인생이라는 음악은 계속 연주되어야 하는 것이지
힘만 내어서 쥐어짜는 게 음악은 아닐 거야
미끄러지듯
그저 선율에 모든 걸 맡겨 자유롭게 놀아보기도 하는 것
그 긴 연주를 끙끙 힘만 주다 언제 다 치누?
어느새 연주가 끝나면
벅차는 기쁨이 바람처럼 온몸에 살랑이면 좋겠다
너
나
따로 따로 각각인 듯하지만
결국
합하며 소리 내는 악기 중 하나, 늘 맞닿아 있는
◇이승현 = 낙동강문학 신인문학상 수상
통영시청 근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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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시인은 본 협회가 주목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젊은 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사회를 바라 보는 시인의 잣대가 지극히 비판적일 수 있지만 그도 알고 보면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한 우리 이웃이다. ‘건반 위의 인생’ 역시 기성세대들의 편협 된 사고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한 편의 시에서 스스로의 삶을 뒤돌아보는 여유를 찾는다. -이재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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