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갱년기
  • 승인 2018.01.16 2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희
김성희


숙성을 넘어서 온몸에 검버섯 핀 몇 개 남은 바나나

냉장고에 들어가지 못해

늙어서 쪼글거리는 사과 몇 알

용케도 버티어준 내 젊음을

같이 썰어, 건조기에 넣었다



그들은 밤새도록 납작 엎드려

물기가 다 마를 때까지 숨죽이며

제 향기 풀어 바람에 날리기 시작했다



다시는 나비가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말라간다는 건

이 세상 모든 결핍과 적막을 사랑해야하는

또 다른 시작이다







◇김성희 = 대구출생

<낙동강문학> 및 <시에디카> 신인상



<해설> 갱년기를 쓴 시인의 시적 발상이 신선하다말라 비틀어진 과일 몇 조각과 아직 타고 있을 자신의 절음을 함께 썰어 건조기에 넣는 작가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세상의 모든 결핍과 적막을 또 다른 시작으로 본 표현방식에 박수를 보낸다. -이재한(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