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뛰어넘어 지역 문화예술 홍보하고 혜택 공유
장르 뛰어넘어 지역 문화예술 홍보하고 혜택 공유
  • 대구신문
  • 승인 2018.01.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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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개 예술기관 홍보협 ‘코코아’

대구오페라하우스·미술관

콘서트하우스 홍보팀장 중심

문화예술 통합홍보 이끌어

융·복합 프로그램 운영 바탕

상호 교류·고객확장 ‘두 토끼’

기관별 5백명씩 1천500명 제한

관람료 10 할인·포인트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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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대구오페라하우스 홍보팀장
강두용
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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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주 대구미술관 홍보팀장


지난 1월 초에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3개 기관이 홍보협의체 ‘코코아’(CO-COA)를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간다는 뉴스가 각 언론의 문화면을 장식했다. 전국 최초 홍보협의체라는 사실이 전파를 타면서 코코아는 단숨에 이목을 끌었다.

코코아는 오페라하우스(O)와 콘서트하우스(C), 미술관(A) 영문 이니셜과 함께한다(CO)는 뜻이 더해졌다. 여기에 코코아처럼 고객에게 달달한 문화예술을 향유하게 하겠다는 감성적 해석이 부가됐다.

코코아는 3개 기관을 이용하는 시민을 회원으로 모집해 관람료 할인, 포인트 적립 등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일종의 멤버십 할인 제도다. 각각 특화된 예술기관이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홍보협의체를 구성, 운영한다는 신개념 문화플랫폼이다.

사실 ‘코코아’(CO-COA)가 형태를 갖추기까지 실무진 선에서 논의가 먼저 시작됐다. 기관간의 홍보협의체 구성은 각 기관의 기관장급들이나 상급 기관인 대구시의 주도로 추진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코코아는 3개 기관의 홍보팀장들의 의기투합으로 탄생했다.

홍보협의체 구성 이전에 이미 3개 기관은 간헐적으로 상호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대구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연주도 듣는 프로그램을 미술관과 함께 선보이는가 하면, 대구미술관에서 오페라칼라콘서트나 실내악 연주를 두 공연기관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업무협약이 진행되면서 실무진들의 모임이 잦아졌고, 자연스럽게 홍보협의체 구성안이 도출됐기에 이르렀다. 이들 주역들이 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홍보팀장, 김수정 대구오페라하우스 홍보팀장, 문현주 대구미술관 홍보팀장이다.

“그동안 3개 기관이 상호교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만남을 해왔다. 서로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프로그램 교류에 대한 논의를 꾸준하게 해 오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협의체를 만들자’는 것에 의기투합했다. 구체적인 그림이 나온 건 지난해 여름이다.”(김수정)

장르 간 융·복합이라는 21세기 대표 가치가 예술분야도 예외 없이 기류를 타고 있다. 장르 파괴와 융·복합은 물론이고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기관 간에도 활발한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이 들 3개 기관도 융·복합 프로그램을 간헐적으로 운영하며 장르확장과 고객확장을 모색해왔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다양한 연구 자료를 통해 고객의 소비와 관람태도를 분석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박물관을 경험한 사람이 공연을 보는 비율이 높고, 공연을 관람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례가 많았다. 장르는 달라도 예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고객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다. 이들 세 기관이 홍보협의체에 주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서구사회는 이미 장르간 고객을 한데 묶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런 협의 프로그램이 없어 장르 간 확장이 되지 못하고 단절되고 있다. 심포니를 관람하는 사람은 심포니만 보고, 미술관을 가는 사람은 미술관만 간다. 각각 다른 취향을 예술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묶어 주고 싶었다.”(강두용)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재개관 이후 세계적인 공연시설을 갖추고 그에 걸맞는 국제적 수준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주목받는 클래식전용 음악홀로 성장했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전문공연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오페라의 본고장인 유럽과의 활발한 교류협력을 이끌어왔다. 개관과 함께 단숨에 국내 3대 미술관급으로 성장한 대구미술관도 대구미술의 위상을 국내외에 높여왔다. 이들 세 기관은 각 장르별 대구를 대표하는 기관이자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묶여있다.

“대구는 문화예술 저변과 수준이 서울 다음으로 높다. 지금까지 잘 해 왔지만 관람객을 확보하고 청중을 흡입할 수 있는 더 좋은 시도들이 펼쳐져야 한다. 통합홍보가 가능해지면 그러한 시도는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그 결과 기관은 고객확장을, 고객은 양질의 정보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문현주)

코코아라는 이름이 지어지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대구의 대표적인 3개 기관을 중심으로 도시문화생태 활성화를 이뤄보자는 취지에서 로고는 트라이앵글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코코아 회원의 규모는 기관별로 500명씩 모두 1천 500명으로 제한해 1년간 시범운영한다. 3개 기관을 이용하는 시민 누구나 각 기관별 홈페이지 또는 코코아 홈페이지(cocoadaegu.modoo.at)에서 회원 신청을 할 수 있다.

혜택은 풍성하다. 코코아 회원에게는 관람료를 기본적으로 10% 할인하고 10%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한시적으로 오는 6월 30일까지는 포인트 적립률을 2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티켓을 살 때 적립한 포인트로 3개 기관에서 최고 50%까지 결제할 수 있다.

회원모집은 1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오픈과 동시에 회원가입이 시작됐고,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코코아가 도시문화생태 활성화에 목표를 두고 있는 만큼, 참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회원이 되면 올해 안에 6차례 이상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한 실적이 있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미술관에 ‘코코아존’도 마련된다. 이 공간에서 관련기관들의 공연 및 전시, 기타 프로그램들을 홍보한다. 티켓수령시 기존 관람객들과 달리 별도의 창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회원들만을 위한 공연이나 강좌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 맞춤형 서비스도 강화한다. 1년에 수차례 3개 기관 기획 프로그램들을 패키지로 묶어서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대구의 문화 소비층에게 패키지는 매력적이 될 수 있다. 저렴하면서도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키지가 관광 상품 역할 가능성도 높다. 우리가 일본이나 유럽 여행에서 문화패키지 프로그램을 참고해서 여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김수정)

제휴처 서비스도 부가된다. 유명외식업체, 호텔, 헤어살롱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진 계층별 제휴처로 다변화했다. 이들 제휴처가 코코아 회원들을 위한 특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 ‘코코아 패밀리’라는 이름의 제휴처 40여곳이 등록됐다.

“‘코코아’ 회원이 되면 일차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이나 이용의 편의성 등 가시적인 혜택이 먼저 주어진다. 여기에 그에 못지않은 프라이드도 함께 제공된다. 일류 문화시설에서 특별히 관리하는 주요 고객이 되는 것이다.”(문현주)

반발도 없지는 않다. 참여 기관인 3개 기관을 제외한 기관에서 소외를 느끼며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범운영이고, 확장가능성은 얼마든지 열어두고 있어 섣부른 문제 제기는 문화소비층 확장과 도시문화생태환경의 다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단은 지켜보며 응원을 보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아직은 운영 중에 예측하지 못한 돌발적인 변수들이 생겨날 수 있다. 이제 씨를 뿌린 단계인 만큼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시도가 단단해지면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 일단은 우리 브랜드가 먼저 자리를 잡고, 그 뒤에 다른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강두용)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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