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개정 후 첫 명절…백화점 ‘함박웃음’ 외식업계 ‘죽을 맛’
김영란법 개정 후 첫 명절…백화점 ‘함박웃음’ 외식업계 ‘죽을 맛’
  • 홍하은
  • 승인 2018.02.1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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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농축수산물 세트 판매 호조
롯데百, 설 선물 매출 50% ↑
다양한 종류·금액대 큰 호응
제수용 청과 수요 급증할 듯
외식업계, 식사비 5만원 상향 조정 실패
3만원 맞추려면 음식질 떨어져
운영시간 줄이고 메뉴 바꾸기도
매출 30% ↓…경영난에 폐점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개정 후 처음 맞이하는 설을 앞두고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설 명절부터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적용 되면서 지역 유통가들은 이번 설명절을 선물 수요 회복의 기회로 삼고 공급 물량을 확대, 상향 조정 특수를 노리고 있다.

◇‘웃는’ 유통업계

실제로 지역 백화점업계의 설 선물 판매는 모처럼 호황이다. 선물 금액이 상승된 농수산물 세트가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포항점은 설 선물 판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체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지난해 설 행사보다 평균 22% 가량 신장했다. 포스코 등 대기업이 주요 고객층인 포항점의 경우 지난해보다 30% 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임한호 식품팀장은 “김영란법 개정의 효과로 농산물과 수산물 축산물 등 전통적인 명절 인기 품목이 골고루 판매가 늘면서 명절 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한우 등 다양한 금액대 선물세트가 나오면서 오히려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져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백화점 대구점 선물코너에는 한우 등 축산물의 판매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백화점의 선물세트 판매 중간집계 결과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어났다. 그동안 5만원 제한 규정에 묶여 자취를 감췄던 한우 선물세트가 5만원짜리부터 9만9천원 특가세트까지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커졌다. 각 점포별로는 국거리와 산적용 등으로 구성된 9만9천원짜리 한우 실속 혼합세트와 한우 꼬리 반골세트, 10만원 이하 가격으로 맞춘 전복 선물세트, 9만원대의 참기름세트·표고 세트·상주곶감 선물세트 등이 인기를 끈다. 이같은 선물세트 상품은 지난해 설 기간보다 20%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백화점도 이달 2일부터 7일까지 설 명절 선물세트 중간 집계 결과 지난해 설 기간보다 식품 선물세트는 14%의 신장률을 보였다. 5~7만원대 청과 세트가 높은 판매율을 보였고 정육은 3%대 신장률을 보였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설날 당일이 가까워질수록 정육·전복 등 신선세트에 대한 본격적인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10만원대 제수용 청과세트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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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식사비 상향조정안 무산으로 지역 외식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김영란법 직격탄과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홍하은기자


◇‘우는’ 외식업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됐던 식사비 가액은 기존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최저임금 인상까지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시름을 넘어 분노에 휩싸였다.

지역 음식점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음식점들은 영업시간을 조정하고 직원을 반으로 줄이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일부 김영란법 직격탄과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1시께 음식점 밀집 지역인 대구 수성구 두산동 들안길 먹거리타운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시간을 조정해 문을 열지 않은 음식점도 있었다. 두산동의 한우전문점 A식당은 영업시간 조정 안내 푯말을 문앞에 내걸었다. 저녁장사만 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두산동의 갈치전문점 사장 이상면(52)씨는 일방적으로 식사비 상한액을 두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사장는 “갈치는 재료자체가 워낙 고가라 3만원에 맞추다보면 갈치 크기가 훨씬 작아진다”면서 “3만원에 맞추기 위해 2만5천원짜리 메뉴를 만들긴 했는데 단가를 맞추려면 맛있고 큰 갈치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한정식이나 고가 음식점은 김영란법 시행 후 큰 타격을 입었다. 3만원이라고 정해놓은건 서민들은 저렴한 음식만 먹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자율적으로 시장경제에 맡겨야 알아서 잘 돌아가지 이렇게 정부가 규제를 하니 서민들이 살기 더 힘들다. 요즘 사장들 모이면 서로 힘들다는 이야기 뿐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장은 옆 가게도 장사가 안돼서 메뉴 자체를 바꿨다. 게장전문점이었던 가게는 간판을 내리고 새단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사장은 “대구 최대 먹거리 타운이라하지만 경영난으로 시달리는 업체가 많다. 보증금 등의 문제로 가게문을 닫지도 못하는 업체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전복전문점을 운영하는 원욱희(47)씨도 김영란법 시행 후 직격탄을 맞았다고 푸념했다. 원 씨는 “김영란법 시행 후 30% 이상 매출이 떨어졌다”면서 “지난해부터 명절 특수는 없어졌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암울할 뿐이다”고 하소연했다.

들안길 먹거리타운 내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성동(50)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직원을 줄였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김 씨는 “명절 특수는 다 옛말”이라면서 “김영란법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정책들로 서민들만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지홍·홍하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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