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깨고 나와야 살 수 있다
알을 깨고 나와야 살 수 있다
  • 승인 2018.03.2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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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 디자인연구소장)




알을 깨고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알을 깨기 전까지 바깥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해주는 딱딱한 알의 껍질과 그 속에 하얀 막이 병아리를 보호해준다. 딱딱한 껍질, 그리고 하얀 막이 2중으로 병아리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어미닭이 알을 품은 지 20일을 기점으로 병아리는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자신을 보호해줬던 보호막인 알을 깨고 두렵고 무섭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이때 병아리는 큰 기로에 놓인다. 안전한 곳에 머무르느냐? 아니면 자신을 보호해주던 보호막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 올 것인가? 대단한 것은 모든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걸 선택한다는 것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바깥세상을 향해 자신을 보호해주던 보호막을 깨고 나온다는 것은 참 경이로운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작고 여린 병아리의 생명을 보호해주던 보호막이 20일을 지나면서 병아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된다는 사실이다. 아직 알을 깨고 나오지 않은 병아리에게 딱딱한 껍질과 하얀 막은 생명을 지켜주는 보호막이었지만 20일이 지나면 더 이상 보호막이 아니라 병아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변하게 된다.

필자가 알을 부화시켜 본 경험으로 비춰보면 20일에서 23일 정도까지 부화를 하고 그다음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병아리는 알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눈과 부리, 그리고 날개까지 만들고도 마지막 자신을 지켜주었던 그 보호막을 깨지 못해서 병아리는 알 속에서 죽는다.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자신을 지켜준 보호요인이 어느 날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인간도 모두 자신을 보호해주는 보호요인을 가지고 살아간다. 부모, 가족, 익숙한 환경, 오랜 친구들은 모두 우리를 지켜주는 보호막들이다. 그 보호요인들이 지금껏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해왔었다. 우리에게 안전함을 주고 보호해주던 보호요인도 시기(때)를 지나면 그건 더 이상 우리에게 안전한 곳이 아닌 위험한 곳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도 병아리와 마찬가지로 태어나기 전까지는 엄마의 자궁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으며 지냈다. 40주간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았던 아이는 40주가 되면서 위험한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것이 무섭고 두려운 과정이라도 아이는 그렇게 해야 태어날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이미 그 보호막을 깨고 두려움과 맞서 싸워 이긴 용사들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신에게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다.

어릴 때는 부모의 그늘에서 자라야 한다. 부모의 가르침과 보호 속에서 아이는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청소년을 지나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모든 생명에 부여된 임무와 같다. 독립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모와의 인연(因緣)을 끊고 집을 뛰쳐나와서 혼자 살라는 말이 아니다.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제는 모든 삶의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삶을 점검하고 계획해 나가야 한다. 세상 모든 생물들과 사물들에 신은 보물을 숨겨두었다. 우리는 그 보물을 잘 찾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알을 깨고 나온 용사들이다. 자신을 믿고 두려움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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