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대구 시민 ‘무방비 활보’
출·퇴근 때 먼지 농도 더 높아
“정부·시민, 적극 대처 필요”
연일 높은 미세먼지 농도가 기록되는 가운데 농도가 가장 높은 출·퇴근 시간대 방진용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평균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저녁에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상당수가 마스크를 미착용,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기온이 낮아지는 저녁 시간대 외출 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오전 8시 30분께 대구 중구 덕산동 대구도시철도 1·2호선 반월당역 13번 출구 앞. 출구를 빠져나오는 사람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드물었다. 직장인과 학생 등 70명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8명으로 11%에 그쳤다. 10명 중 1명꼴로 마스크를 쓴 셈이다.
직장인 박채영(여·25·대구 중구 남산동)씨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고 화장이 지워지는 등 불편해서 쓰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8시께 대구 달서구 본리동 본리어린이공원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적었다. 산책객 등 59명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은 5명(8%)에 불과했다.
아들과 공원을 찾은 정호영(여·40·대구 달서구 본동)씨는 “아이가 등·하교할 때는 마스크를 꼭 쓰도록 하는데 그 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적었던 28~29일 대구 전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높은 수준에 속했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대구 달성군·서구를 제외한 6개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단계에 해당됐다. 지난 28일에는 오전 ‘나쁨’, 오후 ‘한때 나쁨’ 단계에 머물렀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오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세먼지는 비교적 기온이 낮아지는 이른 아침과 저녁 시간에 지표면 가까이 내려앉는다.
지표가 가열돼 대류가 활발해지는 낮과 달리 저녁 등에는 지표가 차가워지면서 대기가 정체되기 때문이다.
반면 마스크 없이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늘고 있어 미세먼지 피해 예방에 대한 실천 의식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예방과 감소에 대한 시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성옥 영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체로 미세먼지 농도는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6~8시, 오후 6~8시 사이에 가장 높다”며 “외출할 때는 호흡에 무리가 없을 정도 레벨의 방진용 마스크를 골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민들도 경유차 감소 등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예방법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