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의 허울
문재인 케어의 허울
  • 승인 2018.04.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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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비인후과 원장
2017년 8월 문재인정부는 문재인케어라 불리는 건강보험보장강화정책을 발표하였다. 이의 핵심은 건강보험보장성강화를 통해 의료비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며 크게 선택진료비등의 폐지와 비급여항목의 전면 급여화를 통해 환자의 자비 부담 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의료비가 절감되고 의료 보장성이 강화된다고 홍보를 하니 국민 입장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재인케어는 현 의료보험하에서 건강보험 보장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

왜 현 의료보험하에서 보장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지 살펴보자.

보건복지부가 최근 공개한 보건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진료횟수 14.6회, 평균 입원 일수 14.5일로 OECD평균보다 2배정도 높다. 이는 진료비도 저렴하고 병원 접근성이 좋아서이다.

그렇다면 의문점이 생긴다. 건강보험보장율이 OECD평균에 비해 낮아 문재인케어를 한다고 한다. 의료기관이용율이 OECD평균보다 2배나 높은데 왜 보장율은 낮을까? 의료보험 수가가 원가의 70%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건강보험기준에 맞추어 진료한다면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 보니 의원은 많은 환자를 진료하거나 건강보험의 제제를 받지 않는 비급여진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적정수가가 보장된다면 환자는 의료비의 30%만 부담하면 되는데 저수가로 인해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항목이 생기다 보니 환자의 실부담액이 더 커지는 셈이다.

예로 비염수술의 경우 공단에서 책정한 금액은 11만원이다. 수술에는 위험이 따르는데 위험도 대비 수술비가 동남아보다도 낮다 보니 대부분은 수술을 포기하고 감기등의 경증 위주로만 진료하는 실정이다. 간혹 수술을 할 경우 건강보험에서 정해준 수가로는 적자가 나다 보니 상급병실같은 비급여 진료로 적자분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강보험의 다른 문제점은 기본진료비가 원가의 70%정도로 낮다보니 환자의 불필요한 의료쇼핑이 많다는 점이다.

4,500원만 지불하면 전문의 진료를 바로 받을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의료비가 저렴하니 경증 질환에도 여러 의원을 전전하는 환자도 많고 진료가 필요없는 상황에도 다른 목적으로 불필요하게 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도 있다.

요약하면 현 제도하에서 의사들은 많은 환자를 봐야 수익이 나니 박리다매식의 진료를 하거나 수익률이 높은 미용같은 비급여진료에 매진하게 된다. 환자들은 진료비가 저렴해 병원 접근도가 뛰어나니 의료쇼핑을 과도하게 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케어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비급여항목이 일부라도 급여화되면 당장 환자 본인이 지불하는 의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06년 6세미만 입원진료비 본인부담금을 0%로 전액 면제하자 입원율이 1년만에 40%나 증가하였다. 이 정책은 도덕적 해이와 재정낭비 때문에 2년만에 폐지되었다. 문재인케어가 재정확보 없이 실시된다면 위 사례처럼 건강보험재정은 한순간에 고갈될 것이다.

문재인 케어의 다른 문제점은 환자의 치료선택권을 박탈한다는 점이다.

환자는 치료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문재인케어가 도입되면 환자는 자비를 들여 최선의 비급여 진료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보장성강화라는 미명하 최선의 진료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해 버리는 것이다.

실제 작년 8월부터 말기암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면역항암제가 일부암에 한해 급여화된 후 말기암환자에게는 비급여로도 처방이 불가능하게 되어 말기암환자들이 면역항암제를 처방 받으러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문재인케어가 실시된다면 환자가 자비로 최선의 치료를 받고 싶어도 못 받아 외국으로 가는 사태가 더 많아질 것이다.

포퓰리즘식 의료정책의 말로는 어떠할까?

풍부한 자원만 믿고 선심성 의료정책을 펼친 베네수엘라에서 말로를 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무상의료를 선언하여 한때는 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현재 베네수엘라의 의료현실은 비참하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응급실운영율 10%, 약품공급율 12%에 불과하다. 한국처럼 전문의 진료는 상상도 못한다. 최악인 것은 처방을 받더라도 약이 없어 구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냉정히 말해서 국민들은 선심성 정책에 환호할 수 밖에 없다.

국가에서 지하철 요금을 50% 인하하고 공공식당을 만들어 점심을 원가에 제공한다면 그 직군 당사자외 다른 국민들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지하철 요금이 50%로 인하되자마자 바로 지하철이 멈추지는 않듯이 문재인 케어가 시작된다고 당장 한국 의료가 베네수엘라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재정확보 없이 선심성 보장성강화정책만 펼친다면 언젠가는 건강보험재정이 파탄날 것이다.

현 의료보험구조의 개선 없이 문재인케어가 시행된다면 종국에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충분한 건강보험 재정 확보와 적정수가 보장이 선행되지 않는 보장성 강화는 허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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