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오전 회담 등 일정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리설주 여사 6시10분 판문점 도착…남북 내외 만찬 함께 참석
리설주 여사 6시10분 판문점 도착…남북 내외 만찬 함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앞서 환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판문점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환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라며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남북간 철도 연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런 내용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겼는데 10년 세월에 그리 실천을 하지 못했다"며 "남북관계가 완전히 달라져서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의 큰 용단으로 10년간 끊어진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고 화답했다.
이날 확대정상 회담 등 오전 일정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확대 회담은 10시15분부터 11시55분까지 100분간 진행됐으며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시종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윤 수석은 브리핑에서 밝혔다.
오전 회담에서 남측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마주앉은 두 정상은 서로의 발언을 경청했다. 김 위원장은 김 제1부부장이 건네준 수첩 파일을 앞에 놓고는 자유로운 몸짓을 섞어 가며 말을 이어 갔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꼼꼼히 적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발언하는 동안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이며 김 위원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계속 눈을 맞추면서 집중했다.
김 위원장에 만찬 메뉴인 평양냉면을 가져 왔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문 대통령도 환하게 웃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문 대통령과 임 실장, 서 원장은 앉은 채로 가슴 높이까지 손을 끌어올려 박수로 화답했다.
김 위원장 역시 문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다. 김 제1부부장과 역할을 분담한 듯 김 위원장의 발언 때 옆에서 고개만 끄덕이던 김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꼼꼼히 적었다.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잠시 이뤄진 기념촬영 때도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의장대 사열과 김 위원장의 방명록 작성을 마치고 평화의집 2층에 도착한 두 정상은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감상했다. 남북 취재진 등이 기념촬영을 하겠다고 하자 김 부위원장이 박수를 유도했고 양 정상은 악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기념촬영이 끝나자 김 위원장은 "악수만 가지고 박수를 받으니까 쑥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잘 연출됐습니까"라고 묻자 장내에는 웃음이 터졌다.
양 측은 공동선언문 작성을 위한 실무협상을 계속키로 했으며 양 정상은 서명식을 갖고 공동 발표를 할 예정이다.
한편 관심을 모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이날 오후 6시10분께 판문점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평화의 집에서 잠시 환담한 뒤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판문점공동취재단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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