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장 폭파, ‘CVID(완전한 핵폐기)’ 첫걸음 돼야
北핵실험장 폭파, ‘CVID(완전한 핵폐기)’ 첫걸음 돼야
  • 승인 2018.05.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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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발표는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의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미국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청와대도 “남북 정상회담 때의 약속 이행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반겼다.

핵실험장 폐쇄는 반가운 일이지만 ‘완전한 비핵화’의 첫걸음에 불과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외에도 수많은 핵 관련 시설이 산재해 있다. 개발을 끝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들이 비밀장소에 얼마나 보관돼 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 점에서 핵실험장 폭파에 전문가초청을 생략한 것도 미심쩍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조치에 따른 후속 대처다.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로 일단 비핵화 의지는 보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검증을 거쳐 실제 해체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해제나 경협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사례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더욱 미국은 이미 북측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상당부분을 조기에 국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내세우는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잘게 쪼개 단계별로 대가를 받으려 하지 말고 최종단계인 보유 핵 폐기부터 실행,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라는 엄중한 메시지다.

북미협상의 중재자인 우리 정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정부는 앞으로 있을 남북 간 핫라인 통화와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이제 겨우 입구만 열린 핵 협상을 가지고 지나치게 흥분해선 안 된다. 핵무기의 조기반출과 사찰 및 검증이 진행될 때 북한 체제안전 보장, 경제지원 등 상응하는 조치도 훨씬 빨라질 것임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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