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美사법공조 요청, 법무부서 제동
‘혜경궁 김씨’ 美사법공조 요청, 법무부서 제동
  • 승인 2018.05.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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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수사를 위한 검·경의 미국 사법공조 요청을 법무부가 최종 단계에서 차단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놓고 법무부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무부와 검찰, 경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혜경궁 김씨 사건 수사를 위해 대검찰청이 신청한 미국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최근 반려했다.

반려 사유는 ‘미 연방헌법상 트위터와 같은 SNS에 글을 쓰는 것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고, SNS에 쓴 글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미국법상 가능하지 않아 공조요청하는 것이 어렵다’는 등의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트위터 미국 본사에 로그 기록 등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미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기로 결정, 관련절차에 들어갔다. 형사사법공조는 국가 사이에 조약을 맺어 범죄인 인도를 비롯해 수사기록 제공, 증거 수집 등 수사와 재판 과정에 필요한 모든 절차에 대해 협조하는 것이다. 절차는 경찰이 관할 지방검찰청에 올리면, 지검은 대검에, 대검은 법무부에 요청하고 법무부가 최종 판단해 외교통상부에 넘기면 외교부가 상대 국가와 협의한다.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나, 상대국이 요청을 받아들이면 그 나라 형사사법시스템의 협조받을 수 있어 강제수사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우리 법무부가 미 사법당국에 공조요청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자진해서 반려한 것에 대해선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으로부터 거부당하더라도 최소한 공조 시도는 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이번 법무부 판단이 경찰뿐 아니라 지검과 대검 등 최소 3곳의 수사기관을 거쳤음에도 나왔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사당국 관계자는 “미국 사법당국에 요청서를 넘기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법무부 선에서 요청서를 반려한 것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여권 정치인 관련 사건인 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걸 고려한 결정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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