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생활정치, 여성의제
지방선거, 생활정치, 여성의제
  • 승인 2018.05.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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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
동 대구경북본부공
동대표
지방정치를 위한 주민의 대리인을 뽑는 선거가 벌써 일곱 번째이다. 내 삶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지만 여러 사정으로 그럴 수 없어 대신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을 뽑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선거는 내 일상과 관련된 다양한 의제들이 다루어지게 되며 이러한 생활정치는 여성들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이후 지방정치의 여성 대표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믿음과 달리 현실 정치는 여성에게 녹록치 않았다. 무엇보다 남성 중심적인 기존의 정치체계에 편입되기 어려웠고 정당 활동 또한 그러했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부터 정당공천제가 시행되면서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무공천과 정당공천으로 진행된 지방선거 결과를 비교해 보았을 때 정당공천을 받은 남성의 당선율은 무소속 남성 후보들의 당선율 보다 4배 가량 높았지만, 여성의 경우 정당 공천 후보의 당선율이 무소속 후보 당선율 보다 9배 이상 높아 정당공천이 여성 후보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여성계가 정당공천 과정의 비합리성을 알면서도 폐지에 반대하는 이유의 하나이다. 남성보다 조직적 활동에 미숙한 여성들이 정치계에 입문할 수 있는 좋은 통로이기 때문이다. “여성을 공천하고 싶지만 찾기가 힘들다”는 정당 관계자의 하소연도 일리가 있다. 물론 이 말은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를 하고 싶은 여성과 정당이 원하는 여성후보의 간극도 배제할 수 없으니.

“정당의 목적은 선거 승리예요. 표를 얻기 위해 학연, 지연, 혈연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합니다. 그런데 동창회, 향우회 등 각종 지원세력의 조직과 인맥 구성은 남성 위주로 꾸려져 있어요. 정치적으로 힘을 키워주는 사다리가 남성 중심적으로 이뤄진 사회에서 여성은 아무리 많이 배우고 똑똑해도 ‘과연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어?’라는 의심을 받게 됩니다.” 각 정당이 여성 후보 공천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한 전문가의 진단이다.

제7회 지방선거 입후보자 현황을 보면 지역 자치단체장 후보 중 여성은 2명에 지나지 않아 지방정치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의회로 관심을 돌려보면 광역 의회는 전국적으로 남성 1천613명과 여성 275명이 입후보하였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남성 후보 73명, 여성후보 14명으로 여성후보는 16.1%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14.6%에 비해 높으나 한 집단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임계치인 30% 와는 거리가 멀다.

국내외 학자들은 여성의 정치 참여가 남성중심적인 문화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임계점을 ‘여성 30%’로 본다. 이 정도로 수가 늘어나면 상징적 참여를 넘어 각 여성 의원의 성향에 관계없이 남성중심적 관행 개선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기초의회는 남성 186명, 여성 43명이 입후보해 여성 비율이 18.8%로 광역의원보다는 높으나 여전히 30%에는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1회 선거부터 이번 선거 후보자의 추이를 보면 광역의회는 0.8%에서 16.1%로, 기초의회는 1.6%에서 18.8%로 여성 후보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지난 선거와 비교하더라도 광역의회 후보는 5명에서 14명으로, 기초의회 후보는 31명에서 43명으로 늘어났다. 여성 정치 풀이 그만큼 넉넉해졌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성향도 변했다. 여성은 여성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여성들이 여성 후보자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여성 정치인의 분발을 요한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뽑을 것인가? 4년 간 지역의 살림살이를 맡길 일꾼들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

대구시장, 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정당, 그리고 교육감 등 7번을 동시에 선택해야 하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후보자를 살펴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내가 낸 세금이 선거에 지원되고 있다. 후보자를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은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예술이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동안의 활동경력을 살펴보고, 지역 살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판단하여야 한다. 우리 동네 사니까, 지인이니까, 나에게 잘 해주니까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사람은 친구로 족하다.

짧은 선거활동 기간이지만 최대한 시간 내어 지방선거 후보자를 만나 보자. 열심히 인사하고 있을 후보자를 가까이서 살펴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 동네의, 지역의 미래가 담긴 말을 기억할 수 있다면 4년이 즐거울 것이다. 그와 그녀의 멋진 계획이 바로 내가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실현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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