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새겨들어야
KDI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새겨들어야
  • 승인 2018.06.0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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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목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일자리창출의 장애가 된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 긍정효과 90%’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는 와중이다. KDI는 4일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를 최대 8만4천명으로 추정, 부작용을 줄이려면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국책연구기관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16.4% 올렸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내년과 내후년에도 15%씩 올려야 한다. KDI는 최저임금이 15%씩 오르면 내년 9만6천명, 내후년 14만4천명의 고용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최저임금을 올리면 2020년 14만4천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다. 최저임금이 급속하게 인상되면 사업주가 인상률을 감당하지 못해 종업원 해고에 나서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 달성’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내놓은 공약이다. 국책연구기관이 여기에 우려를 나타내는 보고서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오죽하면 국책연구기관이 이런 보고서를 냈겠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KDI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반복되면 고용 감소폭이 커지고 임금질서가 교란돼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짚고 넘어 갈 것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내놓은 통계자료다. 이를테면 ‘가구’ 단위로 집계되는 통계청의 가계소득 통계를 ‘개인’ 단위로 가공해 새로 집계한 통계다. 그러나 이 통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이 줄거나 임금이 0원으로 바뀐 자영업자와 실직자를 빼고 임금이 오른 사람만 다시 집계한 것이어서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게 한 셈이 됐다.

수용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고용 취약계층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나아가 정책의도와 달리 가계소득 분배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조절 필요성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제기한 바 있다. 아무리 대선공약이라도 중대한 흠결이 발견됐다면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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