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선조들에게 안전을 배우다
신라의 선조들에게 안전을 배우다
  • 승인 2018.06.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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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공단-김창록
김창록(안전보건공단 대구본부 산업안전부장)


선조들이 흔적으로 남긴 유산, 유적은 당시 시대상황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묵직한 교훈을 남긴다. 특히, 경주에는 신라 1,000년의 역사적 유물, 유적 등이 많은데, 이 속에는 우리가 선조에게 배울 수 있는 안전생활에 관한 사례들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익히 잘 알려진 국보 제31호 첨성대에 반영된 내진설계 및 시공이다. 첨성대의 용도에 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으나 별자리 관측을 위한 건축물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첨성대는 현재까지도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증보문헌비고 등의 사료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수많은 지진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으며 경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200여건의 지진이 있었으며 경주지역에는 6.0이상의 강진이 10차례 이상 발생되었다 한다. 779년 혜공왕 15년이 되는 3월에도 6.7가량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경주에서 발생해 백여명 이상의 인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2016년 이후 경주 포항 지역에 5.0 이상의 강한 지진이 꾸준히 발생되어 가옥이 부서지는 등 지역에 많은 피해가 있었다. 그러나 선덕여왕(재위 632~647) 때 만들어진 첨성대는 천년이상 기간동안 크고 작은 지진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내진설계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내진설계기준을 만족하는 건축설계였음은 분명하다.

사적 제22호 남산신성비에서는 원칙에 입각한 작업방법 및 관계자 책임제를 엿볼 수 있다. 신라에는 서라벌 주위를 감싸는 외성 대신 왕경 주위 산에 성을 쌓아 기능을 대신했는데, 경주 남산의 도당토성, 남산토성, 남산신성, 고위산성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 남산신성 축조 당시인 신해년(辛亥年) 진평왕(眞平王) 13년(591년)이 되는 해에 성을 축조하면서 공사 참여자가 남긴 각서 형식의 기록이 있다. 1934년 경주 탑리 식혜곡 부근에서 발견된 사적 제22호인 남산신성비 제1비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0기가 발견되었는데, 비문의 내용은 ‘성을 쌓을 때 법대로 쌓는다. 쌓은지 3년 이내 붕괴되면 죄를 받는다.’는 내용이며 각서와 참여자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위 문구를 요즘의 말로 다시 곱씹어보면 ‘법대로 쌓는다’는 것은 ‘절차서, 작업표준대로 작업한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현대의 작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당시에 성곽의 축조와 정상적 작업 방법에 대해 나름의 기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쌓은지 ‘3년 이내 붕괴되면 죄를 받는다’는 의미는 부실공사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사전조치이며 공사 책임소재를 명확히하여 안전한 공사를 하기 위한 경영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라 볼 수 있겠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생활 속의 안전과 위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것이 실제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반면,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지 20년이 넘었고 생활수준도 선진국 못지 않지만 산업재해 관련 지수에서는 선진국 국가로 분류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매년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9만 건 이상이 발생 되고 있다. 그 중 사망 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되는 설비 중 하나가 지게차이다. 매년 지게차 작업과 관련하여 30~40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주요 사고원인은 무자격자운전, 전후방 시야 미확보, 안전벨트 미착용 등이다. 대구경북에서만 안타깝게도 올해에만 벌써 5명이 지게차로 사망했다. 남산신성비에서 보듯이 모든 작업에서 작업방법, 작업계획, 조직구성원의 책임 등이 포함된 현장에 맞는 자체 작업안전기준을 마련하여 지키고 책임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경상도 사투리 중 ‘단디’라는 말이 있다. ‘단디’의 뜻은 ‘단단히’, ‘확실히’, ‘조심해서’, ‘야무지게’ 등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천년을 가는 첨성대, 월정교처럼 우리의 생활과 일터에서 안전이 뿌리 내리도록 “나부터 먼저 단디! 단디!”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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