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색에 담은 태초의 생명 에너지… 수성아트피아, 10일부터 김강록展
오방색에 담은 태초의 생명 에너지… 수성아트피아, 10일부터 김강록展
  • 황인옥
  • 승인 2018.07.0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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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학의 기초개념 ‘율려’

정신 수련 통해 회화로 표현

전시기간 명상 기회도 제공
김강록-율려4351-02-02
김강록 작 ‘율려’


서양화와 동양화라는 경계 지움이 무색해졌다. 융복합 시대에 장르초월, 장르혼용은 필수가 됐다. 서로 다른 장르를 거침없이 오고가고 있고, 범인(凡人), 현인(賢人) 할 것 없이 탈장르에 열광한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풍경은 낯설었다. 서양화와 동양화의 경계 나누기는 엄격했다.

화가 김강록(사진)은 일찍부터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다. 어떤 면에서는 경계를 나누고, 어떤 부분에서는 경계 허물기를 시도했다. 형식에서 지극히 서양적이고자 했지만, 내용에서 한국적인 것을 지향한 것. 일종의 “정체성 견지”였다. “그림의 형식은 서양적이었지만 나는 한국인이었다. 내 작업을 한국의 정신세계에서 찾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2000년 초부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찾기’가 시작됐다. 단초는 ‘한국의 정신세계’. 작가는 자신의 존재를 포함한 일체의 근원에 대해 숙고했다. 이 시기 동양철학에 심취했고, 불교철학이나 단학명상 등 우리 고유의 정신적인 맥을 찾는 일에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문화 속의 ‘선(仙)’과 ‘도(道)’를 만났다. 이 두 정신세계를 접하면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가 바로 선(仙)과 도(道)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가 “한류문화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온고창신(溫故創新)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봐요. 우리의 세포 속에 고대로부터 전승되어온 정신문화가 현대 속에서 깨어난 것이죠. 제 작품의 출발선이 우리정신의 근원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선도(仙道)사상을 접하고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실제 수련을 해왔다. 천지의 음양기운과 천지간의 조화를 몸으로 체득하면서 이 두 정신의 시각적인 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율려(律呂)’였다. ‘율’은 만물이 살아 움직이도록 ‘양’의 운동을 이끄는 힘의 근원이며, ‘려’는 생명의 수렴운동을 이끄는 휴식의 ‘음’이다. 이 둘의 조화가 ‘율려’다.

“율려는 동양문화권의 저변에서 생활과 예술문화를 총체적으로 근거지우는 이념이 음양오행사상이에요. 한국의 음악예술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 음양의 조화에 대한 관념은 오랜 전통이 되어왔듯이 율려는 한국미학의 기초개념이자 정신의 근원이죠.”

율려는 태초의 생명이 움틀 때 나오는 에너지다. 소리로 나오면 음(音)이 되고 시각적으로 표현되면 색(色), 즉 파장이 된다. 그가 음과 색은 하나라는 논리를 폈다. “율려가 시각으로 들어오면 색이 되고 청각으로 들어오면 음이 되지만 그 근원으로 들어가면 결국 둘이 아닌 하나죠.”

김강록-2018


수련과정에서 정제되고 원숙해진 기운으로 근원을 파고든 결과물이 회화적 형상, 즉 율려다. 그래서일까? 작품 속 화려한 오방색에서 일정한 리듬감이 감지됐다. 파동이라고 했다. 작가는 이 파동을 밝고 높은 의식 차원에 대한 에너지라고 명명했다. 그리고는 주파수 논리를 폈다. “의식의 차원을 형상으로 표현한 그림인 만큼 주파수가 맞는 사람들끼리 특히 교감지수가 높다”며.

“내 그림은 선과 도의 정신세계와의 교감에 의한 시각적인 표현이어서 대중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특별한 주파수와의 교감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새로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작가는 세상 일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경산여고에 재직하면서 수성구미술가협회 회장을 9년 동안 맡아 협회전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수성못 사생실기대회, 수성구청과의 협약으로 회원 작품 수성구청 대여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도 의미있는 기획을 더한다. 지역 젊은 기획자 박천에게 기획을 맡겼고, 박천은 전시장 내에 명상센터를 만들고 작가의 주파수와 관람객이 교감토록 하는 기획력을 선보인다. 전시는 10일부터 15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 갤러리에서.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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