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 ‘얀’의 즐거운 인생 인터뷰
베트남 신부 ‘얀’의 즐거운 인생 인터뷰
  • 승인 2018.07.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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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대구경북 다문화사회 연구소장


한국에 온 지 8년 차 베트남 신부 ‘얀’은 현재 두 딸의 엄마이면서, 지방의 모대학에서 계약직 행정공무원이다. 문화와 언어가 낯선 한국 땅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그녀의 한국생활 체험담을 소개해 볼까 한다.

그녀는 베트남 남부 지역의 농촌에서 출생한 꿈 많은 문학소녀였다. 필자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피부도 희고 동양적인 이목구비에 상당히 예의 바르고 단아한 여성이었다. 호찌민에 있는 인문 국립대학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두고 남편을 만나 한국에 온 것이다. 그녀 특유의 싹싹함과 다정다감함은 남편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남편 역시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전자기술자로, 말수가 적고 인상이 선한 성실한 남성이었다. 영어실력이 뛰어난 신부 덕택에, 그들은 여느 다른 커플보다, 언어소통이 빨라서 한국에 나오기 전 수개월 동안 서로의 믿음과 신뢰로 사랑을 키웠다.

그녀의 말을 빌자면, 다른 이주여성과 마찬가지로 처음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한다. 시부모님을 친부모처럼 사랑하고 따르면 모든 것이 잘되리라 생각했는데,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차이에서 오는 작은 갈등과 오해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한국의 고부 갈등을 몸소 체험했다. 시어머니는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 못해 실수를 하면, “다문화가족 센터에는 뭐 하러가나, 한국어도 제대로 못 배웠어” 라고 하면서 짜증을 내셨다. 그녀는 힘들어도 하소연 할 곳도 없고 점점 더 외로움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을 반성했다. 시어머니와 사이에 장애물은 바로 언어였고,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집안에서 일하는 시간 외에 모든 에너지를 한국어 공부에 투자했고, 한국 온 지 6개월 만에 한국어 능력시험 2급에 합격했다. 시어머니도 크게 기뻐했고, 근검절약이 몸에 벤 시어머니가 그녀에게 대학 등록금을 내어 주셨다. 시어머니의 계속되는 잔소리로 시어머니가 밉고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했으나, 시어머니가 자신을 위한 사랑의 매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시어머니를 붙잡고, 펑펑 울었고, 그날 이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가 아닌 두 번째 ‘엄마’가 되었다 한다.

그녀는 딸아이에게 엄마의 나라 모국어를 가르치고 싶었다. 시부모님과 남편이 반대할까봐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시부모님과 남편 가족 모두가 응원했다. 아이가 베트남어를 배울 때 남편도 같이 배웠다. 아이가 새로운 단어를 하나씩 알게 되면 아낌없이 칭찬해주었다. 시부모님은 늘 “우리 며느리가 베트남에서 왔지만, 착하고 싹싹하고 시부모님을 잘 모신다”, “ 우리 손녀가 베트남어와 베트남 노래를 잘 한다. 나중에 크면 엄마처럼 베트남 말을 잘 할거야” 라며 끊임없이 자랑하고 다니셨다. 그녀는 딸아이가 좋은 직업을 갖는 것보다 타인을 배려하고 사려 깊으며 한국과 베트남을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가족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했다. 그녀가 갖고 있는 이중 언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시대에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에 적극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금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남편이지만, 아내의 일에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남편이 고마왔다. 예쁜 아내, 효도하는 며느리, 착한 엄마, 좋은 선생님, 유익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좀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베트남 신부 ‘얀’의 한국생활 적응기를 인터뷰하면서, ‘얀’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을 받았다.

필자를 한국의 친정 엄마로 생각하며 이모라고 그녀는 부른다. “ 이모는 저의 롤 모델입니다. 저도 이모처럼 공부하며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하며 대학원 진학을 상담하기 위해 딸아이의 고사리 손을 잡고 필자의 사무실에 남편과 찾아왔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한국에서 공부를 많이 해서 대학 교수가 되어 딸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다 했다.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이 땅에 온 결혼이주여성들의 작은 꿈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빈다. 세계화 시대에, 출산율에 기여하고, 한·베 문화교류, 한·베 홍보대사로서 국익에 기여한 결혼이주여성들을 우리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녀들에게 같은 국민으로서, 함께 가야 할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결혼이주여성 베트남 신부 ‘얀’의 한국에서 멋진 성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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