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중 1마리 죽고 1마리도 '고통의 나날'
속보= 지난 15일 정오께 달성군 현풍면 낙동강변의 한 농지.
하늘의 제왕으로 불리는 독수리 10여마리가 거대한 날개를 편 채 유유히 비행을 즐긴다.
개체수가 줄어 천연기념물 243호로 보호를 받고 있는 독수리는 겨울철새로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이맘때가 되면 몽골지역으로부터 독수리 떼가 날아들면서 이곳은 이들의 새로운 월동지가 됐다.
독수리 가족들은 강을 이리저리 오가며 오후 햇살을 만끽한다.
한 독수리가 논바닥에 이상하리만큼 많은 먹이를 발견, 동료들에게 이를 알렸다. 먹이 주변으로 독수리 떼가 몰려든다.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고사는 이들에게는 오랜만에 맛보는 푸짐한 식사다.
이 같은 평화로움도 잠시 뿐. 멀리서 1t화물차가 무서운 속도로 다가왔고, 먹이를 먹던 예닐곱 마리 독수리가 차에 치여 바닥에 쓰러진다.
이를 피하기 위해 달아나던 독수리들도 몇 발의 총성과 함께 꽁꽁 언 땅으로 떨어진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다. 밀렵꾼처럼 보인다. 운전자는 바닥에 쓰러진 독수리들을 차에 싣고 황급히 사라진다.
꽁꽁 언 논에는 운전자가 미처 싣고가지 못한 3마리의 독수리가 남았다. 한 마리는 이미 숨이 멎었고 두 마리는 날개와 폐 등에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5일 현풍면 낙동강변에서 발견돼 지역 한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총 맞은 독수리(1월17일 1면 보도) 1마리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30일 독수리를 치료하고 있는 지역 한 동물병원에 따르면 병원 치료를 받았던 독수리 2마리 중 산탄에 의해 폐손상을 입었던 독수리는 일주일 간의 치료를 받고 지난 23일 방사됐다.
그러나 다리 복합골절과 날개 골절상을 입은 독수리는 아직 치료 중이지만 음식을 먹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병원 최동학(46·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회장) 원장은 “세균 감염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독수리가 영양제 주사 외에는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아 회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완치까지는 6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그 기간동안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독수리들은 지난 15일 정오께 현풍면 지리 낙동강변의 한 논에서 산탄에 맞은 채 발견됐으며 당시 1마리는 죽은 상태였고 2마리는 생존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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