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태권도 49㎏급 강보라
첫 출전에도 金 후보 꼽혀
8강서 올림픽랭킹 1위와 격돌
경험 부족으로 아쉽게 패배
택견 바탕 과감한 공격 강점
2020 도쿄올림픽 활약 기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막내 강보라는 이번대회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김종기(58) 한국 태권도대표팀 총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덩치는 작지만 경기장에 들어가면 눈빛부터 변한다. 상대를 잡아 먹을 듯이 공격을 퍼붓는다.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강보라에 큰 기대를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49㎏급에 출전한 강보라는 혜성처럼 등장한 무서운 10대다.
올해 2월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소희를 따돌리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가 된 그녀는 첫 국제대회였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선발전 결승에서는 세계선수권 우승자 심재영을 제압했다. 하지만 강보라는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태권도 겨루기 여자 49㎏급 8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국 태권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기대를 받는 대표팀 막내 강보라는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8강에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택견을 접목한 화려한 기술로 무장한 채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단 강보라는 다 코스타 다 실라 핀토 B. 아나(동티모르)와 16강전에서 2라운드 만에 45-2의 대승을 거뒀다. 2라운드 종료 이후 두 선수의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지면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고 리드한 선수에게 점수 차 승리가 선언된다.
그러나 8강에서 일찌감치 만난 이 체급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랭킹 1위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를 넘어서지 못하고 8-27로 무릎 꿇었다. 강보라는 아시안게임 전초전 격으로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옹파타나키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자신감이 있었지만 재대결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강보라는 택견 전수자인 아버지 강호동(44)씨를 따라 네 살 때 택견을 시작했다. 택견의 발기술이나 움직임이 몸에 배어 있어 태권도 기술에만 익숙한 상대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게 장점이다. 태권도는 여섯 살 때부터 함께 배웠다.
강보라는 태권도 가족이다. 여동생 미르(16), 쌍둥이 남동생 대한·민국(11) 모두 도복을 입었다. 특히 미르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여자 42㎏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다.
10대 소녀의 첫 도전은 무산됐지만 강보라의 미래는 밝다. 첫 출전이라 긴장감을 떨치지 못한 강보라의 시선은 이제 2년여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한다. 실패를 경험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강보라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