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효동초등학교(교장 황시영) 1층 중앙현관에는 빨간 우체통이 세워져 있다.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소통은 더 편해졌으나 의미 없는 글로 깊은 생각까지 담지 못한 내용들을 주고받는 것에 대한 회의가 드는 요즘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전하는 ‘편지’ 쓰는 문화를 학교에서 다시 시작해 보고자 낸 아이디어다.
아침에 기운 없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오던 학생들도 자신의 책상에 놓인 엽서를 보고 즐거워하며 곧 답장을 쓰기 위해 새 엽서를 가지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담긴 글이 우리에게 주는 사랑과 감동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느껴졌다.
삐뚤삐뚤 이제 한글을 뗀 효동초 병설유치원 원생들도 엽서에 ‘엄마. 사랑해요’라며 틀린 글씨지만 엄마 얼굴과 하트를 번갈아 그리며 도장이 찍혀서 엽서가 다시 되돌아오면 엄마한테 가져다 줄 거라며 연신 행복해하며 우체통에 살포시 엽서를 넣었다.
대구 효동초등학교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는 본교 학생들 중 스스로 봉사하고 싶은 학생들과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엽서를 수거하고 ‘효동초 우체국’ 도장을 찍어 각 교실에 배치된 우편함에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직접 배달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황시영 효동초 교장은 “비록 12센티미터의 작은 종이(엽서)에 적는 어쩌면 사소한 우리 이야기이지만 학생들이 쓰는 한 글자 한 글자에 학생의 생각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담겨 전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마음들이 나중에는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