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와의 소통이 곧 예술” 대구 남구 기초의원·작가 정연주, 봉산문화회관 개인전
“유권자와의 소통이 곧 예술” 대구 남구 기초의원·작가 정연주, 봉산문화회관 개인전
  • 황인옥
  • 승인 2018.09.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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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選 영상·공보물 아카이브
200호 작품 등 유화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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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개인전이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에서 16일까지 열린다.

작가 정연주(사진)가 지난해 2월에 가졌던 개인전에서 그림의 첫 번째 요건으로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리는 행위 이전에 ‘무엇을 그릴 것인지’가 먼저라는 강조였다. 자기주장을 매개하는 매체로서의 그림의 역할을 언급한 것. 작가는 사회현상을 포착한 ‘묵비권’ 연작 등을 통해 사회적인 발언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그런 측면에서 그녀가 예술가를 ‘지진계’에 비유한 것은 적절해 보였다. “예술가야말로 정치, 사회, 예술 분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남들보다 먼저 감지하고 작품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죠. 일종의 지진계 역할을 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1년여 뒤 그녀가 6.13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대구 남구 의원에 출마했을 때 지진계의 위치가 지표면에 더 밀착됐음을 직감했다. 구의원 당선 후 2달이 지난 지금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인정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비전문가가 놓치기 쉬운 예술부분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챙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랬다. “출마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였는데, 시민들에게 질 높은 문화와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고, 예술가에게는 그들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는 정당한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되겠다 싶어 수락했죠. 결국 잘한 선택 같아요.”

정연주 작
정연주 작.

정연주 개인전 ‘불가능의 예술’전이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에서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해서 선거운동을 펼쳤던 자료를 아카이브 형식으로 풀어놓고 있다. 선거운동 영상과 선거공보, 선거명함 등 10여점이 눈길을 끈다. 러시아어로 ‘희망을 올 것이다’와 ‘처음과 끝을 위하여!’라는 정치 구호가 적힌 200호 작품 2점을 포함한 유화 3점도 걸렸다.

“주제를 ‘정치는 예술이다’라고 정했어요. 방대한 주제를 어떻게 풀지 고민을 거듭하다 ‘소통’에 포커스를 맞췄죠. 예술이나 정치 모두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아요. 이 점에 착안해 선거운동에서 유권자와 소통했던 흔적들을 펼쳐 놓았어요.”

이번 전시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은 중앙 벽면에 설치된 유리액자 작품 2점. 앞면에는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von Schiller)와 쉘링(Joseph von Schelling), 헤겔(Friedrich Hegel) 등의 관념론이, 뒷면에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 사용했던 선거운동 일정표가 인쇄되어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정치와 철학(예술)이 한 장의 용지에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정치는 예술’이라는 주제가 반영된 핵심 이미지다.

“선거 기간 중에 선거사무장이 건넨 일정표를 보며 묘했어요. 뒷면에 관념론이 인쇄되어 있었죠. 제가 선거 전에 공부했던 관념론이 인쇄된 이면지에 일정표를 인쇄했던 거였죠. 예술과 정치가 한 장의 용지에 공존하는 것이 작가로써 구의원에 출마한 저의 상황과 겹쳐졌어요.”

그녀가 “정치가 곧 예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예술가의 민감한 더듬이로 진정성 있게 정치에 접근하면 그것 역시 정치 이전에 예술이 아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사실 하나를 추가했다. 정치를 하면서 예술적 주제가 더욱 깊어졌다는 것. “의정활동은 주제가 명확한 사안들을 다루게 됩니다. 의정활동 전반이 모두 예술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때 주제의 심화는 당연한 귀결점이죠.” 010-2611-5135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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