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누르고 ‘슥’…불법광고물 부착 활개
비번 누르고 ‘슥’…불법광고물 부착 활개
  • 정은빈
  • 승인 2018.09.13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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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현관문 보안 ‘무용지물’
주민들 미관 훼손·불안 호소
수사 요청 없인 단속 힘들어
업자 연락해 자진 철거 요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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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내 광고물 무단부착이 다시 성행하고 있다. 지난 8일 대구 서구 한 빌라에서는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광고물을 돌리고 사라진 남성이 CCTV에 포착됐다. 정은빈기자


아파트 등 공동주택 대부분에 동별 공동현관문이 설치되면서 잠잠해졌던 공동주택 내 광고물 무단부착이 다시 성행하고 있다. 일부 업자가 공동현관문까지 뚫고 들어와 광고물을 돌리자 비밀번호가 유출된 입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시 41분께 대구 서구 한 빌라에 손에 종이 뭉치를 든 남성이 공동현관문에 다가섰다.

이 남성은 한 동안 현관 위아래를 살피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한참 뒤 빈 손으로 빌라를 빠져나갔다.

종이에는 ‘빌라, 아파트 급매’라는 문구와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이 모습은 빌라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입주민 김모(여·39)씨는 “공동현관문 옆에 경고문을 붙여놨는데도 비밀번호를 누르고 당당히 들어와 광고지를 계단 난간에 붙여놨다”며 “어떻게 비밀번호를 알았는지 모르겠다. 미관을 해칠뿐더러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밀번호를 알아내 복도 등 공통주택 건물 안에 광고물을 무단으로 부착하는 사례는 최근 늘었다. 공동현관문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때 단순히 광고물을 돌리던 것보다 교묘해진 모양새다. 배달 음식이나 택배 수령 등으로 비밀번호가 알려진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광고물 무단부착과 공동주택 무단침입은 경범죄에 해당하지만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희박하다. 단속도 미흡한 실정이다. 민원 접수 시 조치는 해당 업자에 연락해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데 그치고 있다.

대구 서구청은 주택 안에 부착된 광고물의 경우 옥외광고물에 해당하지 않아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옥외광고물은 직접 철거하거나 과태료 부과 등으로 조치할 수 있지만 건물 내 광고물은 조치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전단지에 있는 연락처로 연락해 자진 철거토록 하고 반복 시 경찰로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정기적인 단속을 시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요청이 없다면 단속 등에 자발적으로 경찰력을 투입하기 힘들다”며 “경범죄는 경찰관이 직접 위반자에게 범칙금 납부를 통고해야 해 현행범이 아니면 사실상 벌금 부과가 어렵다”고 했다.

한편 경범죄 처벌법에 따르면 광고물 무단부착 혹은 무단침입 적발 시 1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30일 미만 동안 유치장에 감금될 수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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