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고독 달래줄 ‘게이트 키퍼’ 양성”
“우울·고독 달래줄 ‘게이트 키퍼’ 양성”
  • 정은빈
  • 승인 2018.09.27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경북 잇단 자살 사고에
각 지자체 예방활동 확대 추세
통·반장 활용 의심자 지속 관리
행정복지센터 연계 도움 제공
최근 대구·경북에서 스스로 숨을 끊는 사고가 이어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 25일 A(25)씨는 포항 남구 동해면 한 펜션에서 연탄을 피워 숨졌다. 함께 있던 20~30대 남성 3명은 A씨를 펜션에서 데리고 나와 차로 이동하다 경찰에 붙잡혔고 병원에 이송됐다. 일행 중 한 명은 경찰에 “함께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도 스스로 숨진 사고가 잇따랐다. 대구 서구 평리동 한 아파트에서는 지난 6~8월 두 달간 입주민 두 명이 스스로 목을 달아 숨졌다. B(59)씨는 지난 6월 16일 아파트 화단에서, C(85)씨는 8월 31일 거주지 안 세탁실에서 발견됐다. B씨는 평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우울증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평균 자살 사망률은 지난 201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대구에서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자살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21.3명으로 전국 평균 20.7명을 웃돌았다. 서구 자살률은 대구 8개 구·군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자살률이 가장 낮은 수성구의 두 배에 가깝다.

추세는 연령대에 따라서도 엇갈린다. 자살률은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반면 50대 이하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10~30대의 경우 자살이 사망 원인 1위에 올랐다. 청소년 가운데서는 지난 5년간 1년에 100명 이상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원인은 서로 다른 이유에서 오는 우울증이 첫 번째로 꼽힌다. 노년층은 사회관계 차단으로 인한 고독감과 경제적 어려움, 청소년층은 가정불화와 성적 비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자살 사고와 우울증 예방에 주변 사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제도로도 주변인을 활용한 ‘게이트 키퍼’가 주목받고 있다. 대구 서구청 등 지자체는 통·반장을 활용한 게이트 키퍼 양성 등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대구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각 보건소의 자살 예방 사업도 주민과 더 밀착할 수 있는 행정복지센터와 통·반장 등을 통해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징후를 보이는 사람을 대할 때는 상대방 말에 공감하고 희망적으로 답변한 뒤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정신보건센터의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나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를 통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