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없어서”생계형 빈집털이 기승
“생활비 없어서”생계형 빈집털이 기승
  • 정은빈
  • 승인 2018.09.30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최근 6년간 총 335건
전국 16개 시·도 중 여섯 번째
경기 안 좋을수록 범행 늘어나
일부 “처벌 대신 구제” 목소리
빈 집에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빈집털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절도액은 천차만별이지만 절도범은 대부분 뚜렷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로 생활비 마련이 주요 목적이다. 이 때문에 경기가 나쁠수록 범행이 늘어난다는 해석이 나온다.

A(52·부산)씨는 지난달 10일부터 31일까지 지역을 옮겨 다니며 절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대구 서구와 경북 안동, 경기 수원의 주택가를 돌며 창문이 열린 집을 노려 들어가는 수법으로 총 3회에 걸쳐 1천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A씨는 마땅한 직업 없이 다른 사람의 돈을 훔쳐 생활비를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B(56)씨는 지난 7일 대구 북구 관음동 한 주택에 몰래 들어가 2천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경찰에 구속됐다. 범행 전 B씨는 주택가를 돌며 문이 잠기지 않은 집을 봐 뒀다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또 훔친 돈을 모두 생활비에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빈집털이로 불리는 주거침입 절도는 명절 연휴에만 수백 건 일어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손금주 무소속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설까지 6년간 명절 연휴 중 발생한 빈집털이 범죄는 총 5천682건이다. 이 가운데 대구에서 발생한 범죄는 335건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

빈집털이는 폐쇄회로(CC)TV 확대 등으로 매년 조금씩 줄고 있지만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이 같은 범죄는 일종의 생계형 범죄로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라는 해설도 있다. 생활비 마련이 절도 동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절도 규모가 경미할수록 범죄자 연령대가 낮다는 것도 특징이다. 경미 범죄자에게 벌금과 생활비를 빌려 주는 ‘장발장은행’의 대출 현황을 보면 20대 대출자가 가장 많고 30대와 40대가 뒤를 잇는다. 실업률과 취업난 등 경제 상황과 범행 배경을 떼놓고 보기 힘든 이유다.

일부에서는 처벌 강화보다 구제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경찰은 생계형 범죄자 등 경미 범죄자에 한해 감경·훈방조치하거나 즉결심판을 청구하는 경미범죄심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경미심사위원회로 회부되려면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원활히 합의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미 절도 등 생계형 범죄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빈집털이 예방을 위해서는 집을 비울 때 집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간 집을 비우기 전 지구대에 신고하는 ‘빈집 사전 신고제’를 활용하면 방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