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뉴스>中 “풍수 안좋다” 6차선 도로 `대못질’
<자투리 뉴스>中 “풍수 안좋다” 6차선 도로 `대못질’
  • 승인 2010.0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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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河北)성 가오이(高邑)현의 6차선 도로 한복판에 갑자기 소규모 공원이 조성된 것을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신청(新城)대로로 불리는 이 도로는 가오이현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면서 동서 간선도로인 푸첸(府前)로와 `T’ 형태로 연결돼 이 도시의 중심도로 역할을 해왔다.

2000년 건설될 당시만 해도 이 도로는 푸첸로와 이어져 가오이현의 주요 운송 통로 구실을 해왔으나 2007년 푸첸로 앞 100m 지점 도로 한복판에 느닷없이 작은 공원이 들어서면서 푸첸로와 단절돼 도로 구실을 못하고 있다.

가오이현은 이 공원 중앙에 폐기 처분된 전투기까지 사들여 `모셔’놓았다. 전투기는 원형 기둥을 받침대 삼아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하늘로 날아갈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도시의 남북 핵심축 역할을 하던 도로를 제구실못하도록 막아 교통 흐름을 끊은 채 공원을 만들고 전투기를 배치한 이유에 대해 가오이현 정부 관계자들은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가오이현 주민들은 “신청대로의 풍수가 안 좋아 이 도로와 마주하는 가오이현 정부 건물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갑자기 공원이 들어섰다”며 “현의 최고위층이 지시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누리꾼이 “중국에서 제일 멋진 T자 도로”라고 이 사실을 고발하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누리꾼들은 “미신을 신봉하는 관료들의 얘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미신 때문에 도시의 간선도로 기능까지 마비된다면 큰 문제 아니냐”며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퇴치’됐던 미신은 개혁 개방 바람을 타고 중국에서 급속하게 부활했으며 관료 집단이 앞장서서 미신을 신봉한다는 비판이 진작부터 제기됐다. 지난해 6월 허난(河南)성 이양(宜陽)현 국토국이 청사의 바닥에 대형 팔괘(八卦)를 새겨 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공공건물 신축 때 도사를 불러 미리 풍수를 살피고 부적을 걸거나 연수를 핑계삼아 절을 찾아 예불을 드리다 들통나 망신을 산 관료들도 있다. 부패에 연루돼 옷을 벗은 전 헤이룽장(黑龍江)성 정협 주석 한구이즈(韓桂枝), 전 충칭(重慶)시 선전부장 장중하이(張宗海), 전 허베이(河北)성 상무부성장 충푸쿠이(叢福奎) 등 고위 관료들이 예외 없이 풍수나 미신을 신봉했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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