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야
까투리 말을 들어야지
마누라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데
그렇게 배가 고팠니
눈 온 들판에 쓸고 놓아둔
콩 알 그렇게 먹고 싶었니
나도 의심은 했지요
내가 먼저 먹어 본 것입니다
먹어보고 괜찮으면
배고파하는 아이들 주려고요
그러나 저러나
너는 눈을 감지만
남은 식구들은 어쩔래.
◇안영선= <아동문학평론> <문학공간> <농민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동시집 <잠시를 못 참고><독도야 우리가 지켜 줄게><독도는 우리가 지키고 있어요>
교원문학상, 공무원 문예대전 최우수상, 해양문학상 받음.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해설> 옛 선조들은 야생조류이지만 텃새인 꿩을 장끼(꿩수컷), 까투리(꿩암컷), 꺼병이(꿩새끼)로 부르며 일반 가정으로 의인화하여 인간사 여러 가지 애기꺼리를 비유하였다. 요즘도 흔히 쓰이는 ‘장끼자랑’은 아름다운 18개 깃으로 이루어진 수컷 꽁지에서 유래되었다. 하여튼 사람이나 꿩이나 스스로 힘으로 야생으로 살아가는 건 마찬가지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