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웰빙정당 자유한국당이 살길
[윤덕우 칼럼] 웰빙정당 자유한국당이 살길
  • 승인 2018.10.0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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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주필 겸 편집국장)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전원책 변호사. 그는 자유한국당을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주의에 갇힌 ‘웰빙정당’으로 표현했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위촉되면서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가르켜 ‘온실 속 화초’, ‘영혼 없는 모범생’, ‘열정 없는 책상물림들’만 가득하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중에는 친이계니 친박계니 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공천받은 사람들이 많다. 비자금 한푼 받지 않았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주범으로 몰려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뇌물 및 횡령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82억여원의 추징금도 더해졌다. 주식 1주도 없다는 이 전대통령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이던 다스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판단했다.

당사자들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서로 내가 친이계니 친박계니 하던 의원들은 누구하나 이들의 울분과 억울함을 대변해주지 않았다. 잘나갈 때는 아첨하기 바빴지만 적폐로 몰리니까 단번에 외면했다. 책임지는 국회의원도 한명 없다. 아무도 희생하지 않았다.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기 바쁘다. 한마디로 의리없는 인물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은 입만 떼면 국민을 앞세운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다. 보신에 급급한 인물들이 무슨 국민들을 위해 희생하겠는가. 역대 대통령마다 공과가 있고 적폐가 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의 적폐는 청산 대상으로 거론하지 않는다. 박근혜와 이명박 등 보수정권만 적폐청산 대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중에는 검찰 등 법조출신들이 많지만 이를 문제삼는 이들은 없다. 지식은 있을지 모르나 용기가 없다. 너나 예외없이 보신에 급급해 숨죽인 듯 고요하다. 순망치한이라고 자기들이 모시던 분이 도덕적으로 부패한 적폐세력으로 몰리니 지지율이 오를리 만무하다.

국민들은 갈수록 먹고 살기 불안하다. ‘일자리 정부’라지만 ‘일자리 없는 정부’가 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는 위험한 경고음을 울리는데 정부는 경제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성장통이라고 한다. 투자를 하라고 대기업을 옥죄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적폐기업으로 몰릴까 눈치보기도 바쁘다. 투자가 없으면 생산이 늘지 않고 생산이 늘지않으면 고용을 늘릴 기업은 없다.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도 불안하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평화가 경제라지만 믿어도 좋을까 의심스럽다. 정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까. 위문공연행사가 되어버린 국군의 날을 보며 국가안보에는 이상이 없을까. 이런 저런 걱정은 보수성향의 국민들이 훨씬 더하다.

민생경제 추락과 안보 불안에도 불구하고 이슈를 선점하고 국민들을 속시원하게 해주는 전투력있는 야당의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자유한국당에는 행시나 사시출신 의원들이 많다. 소위 스펙은 좋은지 모르지만 이슈를 밀고 나갈 전투력은 전무하다. ‘온실 속의 화초’들이요 ‘영혼 없는 모범생’그 자체다.

보수궤멸의 상태인데도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방향성도 없다. 사회적 약자를 앞세우는 여당에 맞서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국민들에게 인식시키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니 지지율이 저조하다. 문재인 정부의 민생경제 실패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좀처럼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여전히 20%전후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식(式) 이미지 정치, 명망가 정치, 우상(偶像) 정치로는 보수의 미래가 없다”며 “아무도 희생하지 않고 당을 일신(一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인재선발 기준으로 “거친 들판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자라난 들꽃 같은 젊은 인재들을 등용하겠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의원들이 국회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4년을 보내버리기 때문에 ‘웰빙 정당’이라는 비판을 듣는 것”이라며 “첫째로 지식·용기·도덕성이 있는지 기본 자질을 따지고, 둘째로 ‘전투력’ ‘열정’이 있는지 보겠다. 그것이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기본 실력’”이라고 했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에는 아직도 정신 못차리는 중진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자기희생과 책임보다는 벌써부터 당권을 노리며 이기심과 탐욕에 가득찬 모습이다. 후안무치한 이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문재인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들도 적지않다. 본인들은 항변하겠지만 보수성향의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에 앞장서고 탈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는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인물들이다. 야당 중진 가운데 한명은 바른미래당을 창당하고 당대표까지 지내기도 했으나 지금은 설자리없이 지내는 이도 있다. 국민들은 그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기억하고 있다. 총선이 불과 1년6개월 남짓 남았다.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이다. 이번에 제대로 과감하게 혁신하지 않으면 한국당에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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