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기업 수도권 집중…뒷걸음 치는 ‘균형발전’
벤처투자 기업 수도권 집중…뒷걸음 치는 ‘균형발전’
  • 김지홍
  • 승인 2018.10.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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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전남 0.5% 불과
조배숙 “불균형 배분” 지적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일자리가 수도권에만 몰려 오히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더 심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8월 ‘벤처투자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를 뒤집은 것이다.

9일 조배숙 의원(민주평화당)이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은 2천649개다. 기업들로 인해 총 2만8천134개 일자리가 생겼다.

하지만 지역별 고용 현황을 보면 양극화가 눈에 띈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대구·경북·전남의 고용 증가율은 역성장했다. 경북은 -22.2%, 대구는 -21.9%로 나타났다. 경북의 경우 50개 벤처기업에서 1천106억원이 투자됐으나, 394명의 고용이 도리어 감소됐다. 대구도 749억원이 들어간 41개 기업이 있으나, 282명에 대한 고용이 줄었다. 전남도 47명의 일자리가 줄면서 고용 증가율은 -9.2%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35.6%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반면 제주는 246.2%(352명)의 고용 증가율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어 울산은 83.3%(105명), 세종 7.38%(59명), 서울 53.6%(1만6천960명)의 증가율을 보였다.

조 의원은 지역 양극화에 대해 “정부의 모태펀드 자펀드 투자가 지역 불균형으로 배분되는 등 실질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모태펀드 자펀드의 지역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에 투자된 금액은 2014년 9천750억원(전체 비중의 약 73.4%), 2015년 1조3천343억원(74%), 2016년 1조2천671억원(72.8%), 2017년 1조2천669억원(70.6%), 올해 8월 기준 1조1천556억원(72%) 등으로 해마다 70% 이상 집중된다.

5년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도 2천649개 중 2천177개(82.2%)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고용이 감소한 대구·경북·전남의 기업은 전국 투자기업 수의 0.5%에 그쳤다.

지방계정펀드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 펀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014년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해 지방계정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펀드 규모는 전체 자펀드 규모의 1.2%(2014년 당시 200억원)에 불과하다. 2017년에는 0.9%로, 비중이 줄어든 추세다.

조 의원은 “정부의 모태펀드 등 벤처투자 지원 정책이 오히려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을 수년간 가속화·고착화시키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지역 간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국가균형발전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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