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 ‘물활론’을 꿈꾸다 - 대구시화물주선협회 보호관찰 후원에 즈음하여 -
보호관찰, ‘물활론’을 꿈꾸다 - 대구시화물주선협회 보호관찰 후원에 즈음하여 -
  • 승인 2018.10.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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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사무관
박희정 대구서부준
법지원센터 사무관
지난 7월 대구화물주선협회(임동기 이사장) 측은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과 보호관찰후원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협회 내 사회복지비는 연간 3백만 원이지만, 임동기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자비를 쾌척해 후원금 총 1천만 원을 마련해 이 돈으로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들을 후원하려는 것이다.

대구서부준법지원센터에서 보호관찰 중인 사람은 1천 명 남짓하다. 이들 중에서도 따뜻한 마음과 격려가 더욱 도움이 될 만한 50여 명이 ‘후원금으로 마련된 물품’을 받게 된다. ‘물품’에 대해 말을 하자면 전기매트,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등 가정에서 늘 접하고 사용하는 ‘소소한 가전제품’이다.

여기에서 굳이 보호관찰 대상자의 내력을 언급하자면 이미 범죄를 저질렀고, 그러기에 일정기간 법무부 기관인 준법지원센터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 사람들이다. 준법지원센터는 범죄를 저지르고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의 재범방지와 사회적응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 목적을 위해 지도, 감독, 상담, 원호 등 다양하고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슬쩍 물활론을 생각해보았다. 물활론(物活論), 말 그대로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고 그 영혼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이다. 화물주선협회 후원금 1천만 원으로 물품을 구입했다는 ‘팩트’에 앞서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어떤 사람, 특히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이 잘 지내고 잘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 돈과 물품에 담겼을 것이고, 그 ‘마음’이 물품에 딸려 같이 다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화물주선협회와 보호관찰 사이에 표면적으로는 어떠한 공통점도 연결점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평범하고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도록 ‘마음’을 보태어주는 것은 ‘그들’이 지금 여기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되도록 연결시킨다. 후원을 통한 민간 사회단체의 보호관찰 참여는 그 자체로도 도움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네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의 한 모습으로 여겨지기에 더욱 소중하다.

‘전자레인지와 진공청소기’ 등으로 변신한 ‘화물주선협회의 후원금 1천만 원’, 아니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이 음식을 데울 때나 청소를 할 때도 이들 곁에 함께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유치하고 막연한 물활론일까.

한편, 대구서부준법지원센터에는 법사랑위원 대구서부지역협의회 보호관찰분과로부터 설·추석 격려금, 성년식 장학금, 보호관찰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비용 등 총 3천6백만 원이 보호관찰 중인 580여 명에게 지원되었고, 지금도 정신과 의사, 전문 상담원, 교사, 청소년 기관단체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심리상담 등 보호관찰에 동참하고 있다.

올 겨울 따뜻한 난로와 전기매트가 ‘마음’으로 보태어지고, 그 ‘마음’이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들 곁에 함께 하면서 잘 생활하도록 어루만져주기를, 가까운 이웃과 민간단체의 따뜻한 보호관찰 참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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