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신비
우주의 신비
  • 승인 2018.10.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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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최근 지인들 중에서 취미로 사진과 카메라 동호회를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나도 한번 배워 볼까 하던 차에 한 친구에게서 카메라 대신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를 한번 보라는 권면을 받았다. 그 친구의 권면이 내 안에 잠들고 있었던 우주에 대한 갈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급히 인터넷으로 우주에 대한 책을 몇 권 주문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천체 우주학이 밝혀낸 우주의 비밀은 놀랍기만 했다.

천체 우주학이 규명한 우주는 우리에게 ‘당신의 하늘은 얼마나 높은가, 당신의 우주는 얼마나 넓은가?’를 도전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구름이 떠다니는 십 킬로미터 정도의 공간이 그의 하늘이 된다. 그런가 하면 또 어떤 사람에게는 백 킬로미터 높이의 대기권이 그의 하늘이다. 그러나 가을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별들까지의 최대 거리가 구천 오백조 킬로미터, 약 천 광년 정도라니 상상하기도 힘들다.

더구나 그 별과 별 사이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허공까지의 거리는 무려 백억 광년이라니 입이 벌어질 정도다. ‘당신의 하늘은 얼마나 높은가?’라고 묻고 있는 우주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늘의 높이가 이 정도라면 눈으로 볼 수 없는 우주는 정말 얼마나 큰 것인가? 우주에는 현대 과학이 가늠할 수 있는 은하계만도 약 1천억 개라 한다. 지구가 속한 우리 은하계는 그 중 하나이며 우리 은하계에도 태양과 같은 별이 약 1천억 개 정도 있단다. 이 많은 은하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현대 우주학은 이 모든 은하들이 우주 나이가 38만 년 정도였을 때 생성되었으며 은하를 이루게 될 기체와 티끌의 원료들이 우주 나이가 일 초에서 삼 분 정도 되는 초기 우주에서 만들어 졌다고 설명한다.

우주는 신비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모두 포함할 정도로 광대한 우주는 동시에 인류처럼 미미한 존재의 삶과 죽음에 간섭할 정도로 섬세하게 짜여 있었다. 두 달 정도를 오랫동안 굶주려 온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듯 우주에 대한 책에 빠져 있는 내게 ‘목사인 당신은 현대 과학이 설명하는 우주와 성경이 말하는 우주에 대해 갈등이 없느냐?’고 아내가 물어 왔다. 성경 볼 때는 감탄하지 않던데 과학책을 보며 감탄을 하고 있으니 어떻게 목사가 성경보다 과학책을 더 신뢰하느냐는 질책성 질문이었다.

그런 아내에게 당신도 한번 읽어 보라며 책을 건네주었다. 며칠 지나 아내가 ‘책이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다소 흥분하며 읽은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아내와 나는 그 책을 같이 읽고 토의하며 성경이 말하는 우주에 대해 오히려 감탄하고 자연스럽게 그 우주를 창조한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었다. 그 책들은 성경에서 말하는 우주 창조를 말하고 있진 않았다. 그러나 현대 과학이 설명하고 있는 우주 탄생의 과정은 우리가 가진 믿음과 전혀 상충되지 않았고 오히려 창조의 비밀을 얼마나 잘 설명해 주고 있는지 감탄할 따름이었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치를 발견함으로 지동설의 문을 연 이후, 현대 물리학은 뉴턴으로 중력의 존재를 밝히도록 했고, 아인슈타인으로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임을 알게 하였으며 빅뱅 우주론을 통해 우리가 우주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하도록 기여했다.

현대 물리학이 보여주는 우주는 우리 인류의 고향과도 같다. 올 가을에 그 우주 앞에서 우리를 먹여 살리는 지구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그 지구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 모든 자연과 동식물에 대한 사랑과 친근감이 소록소록 생겨남을 느낀다.

가을 깊은 밤, 문득 후기 인상주의 대표작가인 고갱의 작품이 생각이 났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긴 제목의 작품이다. 싼 값에 팔려버려 빛을 바랜 고갱의 작품을 대신하여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우주라는 위대한 작품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너는 어디서 왔는가? 너는 무엇인가?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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